나폴레옹이 이짚트를 정벌할 당시 정예부대외에 고고학자로 구성된 별도의 부대를 편성하였다. 정예군들은 이들을 보고 '당나귀 부대'라고 비아냥거렸다. 총도 제대로 쏠 줄 모르는 부대가 전투에 무슨 소용이 있는냐는 힐난이었다.
 그러나 그 당나귀 부대는 이짚트 나일강가 고대유적에서 그 유명한 '로제타 스톤'을 발견하고 이를 판독해 냈다. 신성문자 해독의 열쇠가 된 이 비문은 기원전 196년, 프톨레이마이우스 5세를 찬양한 것으로 세가지 문자로 기록되어 있다.
 세계 2차대전에서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 연합군에 의해 패전한 원인은 여러 곳에서 찾아지나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는 지식인을 박대했다는 점이다.
 독일, 이탈리아에 거주하던 아인슈타인 등 상당수의 핵물리학자가 미국으로 망명, 원자폭탄을 만들어 내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하자 2차대전은 막을 내렸다.
 브레인 유출은 국가의 흥망성쇄를 결정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다. 지식인, 전문인력을 무시하는 나라는 앞날이 매우 어둡다. 서구에서 박사학위를 따가지고 돌아와도 마땅한 직장이 없어 이 대학 저 대학을 기웃거리다가 외국으로 다시 떠나는 전문인력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엊그제 열린 충북소프트웨어 육성계획 발표회에서 제시된 내용을 보면 충북의 소프트 웨어 산업은 마치 전국체전에서 메달집계 순위인양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충북은 지난 1999년, 충북소프트웨어 개소를 계기로 소프트웨어 벤처산업의 태동기를 가졌으나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낙후되어 있고 산업기반도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다 전문인력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및 비전 부족으로 전문인력의 역외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금까지 충북은 오송단지와 오창단지를 조성하며 BT, IT산업의 메카를 꿈꾸고 있는데 그 원대한 밑그림 이면에는 영양실조에 걸린듯한 소프트 웨어 산업이 착근하지 못하고 있으니 앞 뒤가 맞질 않는다.
 정보화 시대에서 소프트 웨어 산업은 그 지역의 경쟁력을 좌우할 만한 요소다. 아무리 하드 웨어가 많다 해도 소프트 웨어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의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고 있음에도 소프트 웨어 부분에서는 선진국에 뒤져 미국, 일본의 제품을 상당수 수입하여 쓰는 실정이다.
 소프트 웨어 산업은 한 건만 잘되어도 대박이 터지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오창단지가 됐든, 별도의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든 소프트 웨어 산업은 충북의 명운을 걸만한 중대한 산업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특단의 조치와 투자가 있어야 한다.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말해주듯 충북은 우리나라 정보산업의 발상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활자의 발명은 혼자 소유하던 정보를 여럿이 공유하게된 인류사의 으뜸 업적이다. 서구의 활자보다 70여년 앞서 금속활자를 만들어낸 선조의 지혜를 되살려 정보산업, 소프트 웨어 산업이 우리고장에서 꽃 피울 수 있도록 산업인프라를 구축하고 전문인력을 확충해 나갔으면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