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에 「신난다」는 말이 있다. 신이 난다는 것은 어떤일에 흥미와 열성이 생겨 매우 좋아진 기분을 말한다. 같은 일이라도 신이 나는 일이 있고 반대로 신이 죽는 일이 있기도 하다.
 신은 억지로 생기지 않는다. 마음속으로 부터 우러나와야 한다. 그리고 주위 환경이나 분위기에 따라서 그 감정은 크게 좌우된다.
 한국인들은 유난히 신이 많은 국민이다. 흥이 생기면 먹을 것이 없어도 어깨춤을 춘다.
 우리는 근래들어 언제 정말로 그런 신명이 났었나. 아마도 월드컵 대회 때 일 것이다. 당시 온 국민들은 경기장에서 도로에서 가정에서 모두가 하나되어 「오∼대한민국」의 함성을 함께 외치며 붉은 악마가 되었다. 바로 그 것이었다.
 이같은 응원 열기에 전 세계인들이 놀라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들은 놀랬고 또 감탄했다. 그리고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힘을 과시했다.
 물질만능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기계가 아닌 이상 심리적인 것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기업경영만 봐도 그렇다. 회사에서 어떻게 하면 종업원들이 신나게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느냐에 따라 경영실적은 크게 차이가 난다.
 국가경영도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국민들이 신나게 일을 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요즘 우리사회를 보면 신을 나게하는 일들이 없다. 오히려 신명을 죽이는 일들이 많은 것 같다.
 「이렇게 어려워서야 원」 「아, 그 무슨 재벌인가 하는 기업말이야. 도둑놈들 아냐」 「그래도 처먹는 놈들은 억 억하며 처먹어. 죽는것은 우리 같은 서민들 뿐이지」 거리에 곳곳에 넘쳐나는 한숨소리다.
 요즘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최악이다. 지난 5년 전. 국민들이 환란이라던 IMF 외한위기 때 보다도 더욱 어렵다며 모두가 힘들어 한다. 이런 상황인데 어찌 신명이 나겠는가.
 여기에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정부 곳곳에서 파열음도 그치지 않고 있다.
 우리의 정치권은 늘상 국민들의 신명을 죽이기만 해왔다. 그래서 옛부터 「정치인들의 x은 개도 먹지 않는다」고 했지 않은가. 그래도 대의정치인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있어야 하니 어쩌겠는가. 이같은 정치인들을 선택한 유권자들 스스로가 「자기 수준」임을 인정할 수밖에.
 요즘 회자되고 있는 호남소외론도 우리를의 신명을 죽이는 것이다. 아니 망국적이라는 지역감정을 되살릴 뿐이다. 우리나라는 영·호남만 있는 것이 아닌데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이 쪼르르 달려가 설득과 해명을 하는 모습은 더욱 목불인견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홍보와 정부에 대한 언론의 감시와 비판은 「국민들의 알 권리」란 마차의 두 수레바퀴와 같다. 마차의 수레바퀴는 크기가 똑같아야 잘 굴러간다. 어느 한쪽이 크거나 작으면 그 마차는 굴러갈 수가 없다.
 「알 권리」를 갖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정부는 정부대로, 언론은 언론대로 자기 직분에 충실하면 된다. 그래야 국민들도 신이 난다.
 「언론과의 전쟁」도 신명을 죽이는 일이다. 허긴 놀이 중 전쟁놀이가 제일 신난다고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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