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반려동물보호센터, 폭염 못 견디고 폐사하는 경우도
"사람도 못 견디는 폭염인데...제발 버리지 말아 달라"  

오전부터 매서운 폭염이 찾아온 5일 청주반려동물보호센터에서 강아지들이 그늘 막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신동빈
오전부터 매서운 폭염이 찾아온 5일 청주반려동물보호센터에서 강아지들이 그늘 막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체감온도 40도를 넘어서는 폭염과 휴가철이 겹치면서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5일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청주반려동물보호센터에는 주인에게 버려지거나 위험상황에서 구출된 반려동물 300여 마리가 폭염과 사투를 벌이며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다.
150~200여 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센터는 이미 포화상태다. 
 
매일 반려동물 구조활동에 나선다는 정순학 센터장은 "하루 평균 구조되는 강아지와 고양이가 수가 10마리가 넘는다"며 "폭염과 휴가가 시작된 7월 초순부터 200여 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을 구조했다"고 전했다. 

구조된 동물들은 센터 환경에 적응하며 새 주인을 기다리지만 매서운 폭염으로 일부는 폐사를 피할 수 없다. 

무더위에 지친 강아지가 연신 물을 마시고 있다./신동빈
무더위에 지친 강아지가 연신 물을 마시고 있다./신동빈

 

정 센터장은 "사람도 쓰러지는 폭염인데...구조과정에서 만나는 동물들 대부분은 탈진상태"라며 "다치거나 병든 강아지가 이 더위를 견디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휴일에도 센터를 찾아 동물들을 살피는 한 직원은 "차양막을 설치하고 대형 선풍기를 가동하지만 무더위를 이기기엔 역부족이다"며 "동물들이 최대한 병들지 않게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청주반려동물보호센터 내부 견사 모습/신동빈
청주반려동물보호센터 내부 견사 모습/신동빈

 

이석환 엘케이동물의료센터 원장은 "강아지나 고양이의 경우도 장시간 폭염에 노출될 경우 열사병으로 인한 탈수, 장기부전증 등이 유발돼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하며 "털이 긴 품종이나 소형견은 더위에 대한 면역력이 갓난아이보다 취약하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5일 기준 폭염지속일수가 24일을 나타내며 지난 1994년 세워진 23일 기록을 24년 만에 넘어섰다. 폭염지속일수는 하루 최고기온이 영상 33도 이상인 날이 연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