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작황 환경 악화 출하량 급감 원인
열무 1단 5천원·부추 6천원 등 한달새 두배 폭등
시장 상인 "하루만에 시들어 버리는 게 많아" 울상

폭염이 연일 지속되고 있는 5일 청주 육거리 시장을 방문한 한 손님이 진열된 채소들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 안성수
폭염이 연일 지속되고 있는 5일 청주 육거리 시장을 방문한 한 손님이 진열된 채소들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김미정·안성수 기자] 연일 40도까지 치솟은 폭염 탓에 출하량이 줄면서 배추 한 포기에 1만원까지 폭등했다. 부추 역시 한 단에 6천원, 양배추 한 포기에 7천원에 판매되는 등 식탁 물가가 한달새 두배 이상 치솓아 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5일 청주육거리시장을 찾은 주부 임모(52)씨는 배추 3포기를 사러 왔다가 치솟은 가격에 결국 1포기만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임씨는 "김장철도 아닌데 배추값이 이렇게 오를 줄 몰랐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이날 육거리시장 채소 점포를 돌며 가격을 파악한 결과 배추 1포기에 9천원~1만원, 부추 한단에 6천원에 달했다. 양배추는 한통에 7천원, 열무는 1단에 5천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었다. 이같은 가격은 일주일 전에 비해 1.5~2배 오른 가격이다.

특히 부추는 1단에 6천원으로 3일전 3천원에서 두 배가 올랐다. 양배추 역시 3일전에 비해 5천원이나 올랐다. 미나리도 1단에 4천원, 무 1개는 3천500원~4천원 등 지난주에 비해 채소류 가격이 2배 가까이 줄줄이 오름세를 보였다.
 

aT 제공
 2015~2018년 8월 청주지역 배추 1포기 가격 추이. / aT '농산물유통정보'

aT(한국농수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서민들이 즐겨 찾는 채소류 가격 상승세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청주지역 배추값(소매)은 한달 전인 지난 7월 5일 3천 500원에서 7월 10일 4천원으로 올랐다. 이어 같은달 16일에는 5천원, 26일에는 7천원 선에 거래됐다 지난 8월 3일에는 7천660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한달 사이 가격이 두 배로 껑충 뛴 것이다. 2015년 청주지역 평균 배추가격 2천570원에서, 2016년 4천369원, 2017년 5천210원과 비교해도 크게 오른 가격이다.

더구나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채소류 품질은 떨어졌지만, 가격은 크게 올라 소비자들은 구매 자체를 꺼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인들도 울상이긴 마찬가지다. 찜통더위에 하루이틀 새 시들어버리는 채소류를 보면서 한숨만 나올 뿐이고, 손님 발길마저 뜸해져 매출도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육거리 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정모씨는 "무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시들어버리는 채소가 많다"면서 "미나리는 10단 중 1~2단은 시들어서 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손님들에게 사달라 말하기도 미안하다"며 "버리는 게 많아 상인들도 손해가 막심하다"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채소가게의 상인 김모씨는 "값이 오를대로 오른 채소를 진열대에 올려 놓아도 찾는 손님이 없어 팔리지도 않는데, 무더위에 시들어 버려야할 물건이 무더기로 나와 속이 상한다"며 "하루 빨리 날씨가 선선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에 손님이 줄어든 탓에 일부 상인들이 장사를 접어 청주 육거리 시장 노점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안성수
폭염에 손님이 줄어든 탓에 일부 상인들이 장사를 접어 청주 육거리 시장 노점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안성수

이날 육거리시장 내 노점상은 절반 이상이 텅 비어있었다. 4~5일 청주농산물도매시장 하계 휴무까지 겹치면서 시장은 한적했다.

노점상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재래시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 아예 피서를 떠난 상인들도 많다"며 "정부가 배추와 무 비축물량을 방출해 가격 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소비자 가격에 얼마나 반영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루만에 시들어 버린 미나리 / 안성수
하루만에 시들어 버린 미나리 / 안성수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