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창석 충남 공주문화원장

/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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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기고 최창석] 나는 몇 년 전 5월에 다국적 배낭여행 팀과 어울려 30여 일 간 미국을 배낭여행한 적이 있었다. 그랜드 캐년을 지나 아름다운 도시 산타페로 접어들었는데 도시가 완전히 성조기의 물결이었다. 깜짝 놀라 미국인 가이드에게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물으니 '메모리얼 데이'라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극히 자유 분방하고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다인종, 다문화 사회이지만 확고한 국가관과 국기 아래서 전 국민이 하나 되는 것으로 유명한 나라이다.

며칠 전에는 그리스와 터키를 여행하였는데 그리스에서 터키로 넘어가는 다리 양쪽에 터키 국기가 다리 양쪽에 빼곡히 걸려있다. 나는 단순히 '자기나라 국기를 유난히도 좋아하는 사람들이구나' 하고 터키로 입국하였는데 7일간 여행 내내 유명한 관광지에서 터키 국기를 바라보고 다녀야만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비록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오랜 역사에서 나오는 터키인의 자긍심과 애국심을 철저히 느낄 수 있었다. 저런 정신으로 살아갈 때 머지않아 투르크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한 때 국기에 대한 예절이 철저했던 시절이 있었다. 나도 국가공무원으로 국기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받았고 그 내용을 학생들에게 지도하였다. 세상이 많이 변해서 국기를 가지고 팬티를 만들기도 하며 태극기의 디자인으로 별의별 소품들을 다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꼭 잘못된 것은 아니다. 국기는 성스러운 상징 개념이 아니라 사랑과 친근의 개념이고 창조의 개념으로 현대 사회에서는 충분히 이해되어야 하고 더욱 장려되어야 한다.

올해는 유난히도 더운 여름이다. 국민들은 살인적인 무더위에 엄청난 고통을 겪으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데 뉴스에는 시원하고 유쾌하며 긍정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대법원이 대법원답지 않은 행동을 했다는 소식, 기무사령부가 계엄령을 계획하여 국기를 문란하게 했으며 드루킹 댓글조작으로 여론을 조작했다는 등 불쾌하고 열 받는 뉴스들만 쏟아져 나온다.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시간이 가면 이 지긋지긋한 무더위도 지나가리라. 나의 모친 기일이 양력으로는 대략 8월 보름 쯤 되는데 이때가 되면 그 뜨겁던 태양도 서서히 빛을 잃어가고 무더위의 기세가 한층 꺾인다. 올해 8월 15일은 정부수립 70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이다. 현 정부에서 3.1운동과 상해 임시정부수립일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여 내년 3.1절 100주년과 4.11 임시정부수립일을 강조하는데 그것도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내년 의미 있는 행사를 성대하게 치름과 더불어 머지않은 8.15 광복절 겸 정부수립일고 의미 있게 보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이 36년간의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에서 해방이 되고 내 나라를 찾아서 지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를 느끼는 것이다. 또 대한민국이 지금처럼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고 민주주의가 정착되었으며 문화가 융성하게 되어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나라를 영위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을 모든 국민이 기뻐하는 것이다.

8.15 경축일에는 집집마다 태극기를 달아 대한민국이 태극기로 뒤덮이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가 한마음으로 태극기를 휘날리던 날들이 우리의 역사에 몇 번 있었다. 기미년 삼월 일일이요, 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이요, 2002년 광화문 광장을 뒤덮은 월드컵 태극기이다. 국가를 사랑하고 그 상징인 국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는 결코 쇠퇴하지 않을 것이다. 가장 뜨거운 여름의 마지막에서 태극기 물결이 대한민국에 펄럭임으로 무더위를 몰아가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펼쳐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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