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강산에서는 남북 이산가족 7차 상봉이 이루어졌다. 서로 부둥켜 안고, 볼을 부비는 노인들의 눈물은 아름다웠으며, 더할 수 없이 순수한 것이었다. 이산가족의 만남이 계속되어야 하는 당위성도 이들의 눈물로부터 확인되고 있었다.
 그동안 북핵 문제로 남북한 사이에는 긴장관계가 조성되어 있었다. 미국과 일본의 강경한 대북태도는 한반도의 긴장이 필연적인 것으로 보여졌으며, 북한에 대한 우리의 감정이 자꾸 메말라가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국내에서는 정쟁과 경제의 악화로 북한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었고, 대북송금 특검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남북관계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남북한 정부가 신축적인 태도로 또 한번의 상봉을 성사시킨 것은 고맙기 그지없는 일이다.
 올들어 두 번째로 이루어진 이번 상봉으로 그동안 성사된 이산가족 수는 이제 1300명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수는 1인의 방문자가 4-5인의 가족을 만난 경우로 환산해 볼 때, 남북한 사회에서 약 5000명의 사람들이 가족을 만난 것을 의미한다. 1000만의 이산가족을 생각하면 아직은 상봉한 사람의 숫자가 장난에 불과한 수이지만,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쉬지 말고 진행해야 할 일이 바로 이산가족 상봉이다.
 이산가족 상봉에는 남북이 서로 짚고 넘어가야 할 몇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첫째는 한반도 긴장완화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압력을 받고있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은 북한으로 하여금 비용들이지 않고 국제압력을 완화해주는 완충역할을 담당해 준다. 남북한이 대화를 지속하는 계기가 됨은 물론이다.
 둘째로 남북협력이 가져올 이익을 증폭시키는 수단이 된다. 이번 이산가족의 상봉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단초로 작용한 것은 물론, 개성공단 설치 논란을 잠재우는 계기가 되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협력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매개변인이 된 것이다.
 셋째로 남한 사회에서 국민의 통합을 촉진시키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노인들의 눈물이 가져오는 순수함은 우리의 마음을 열어주고, 남북이 하나가 되어야 함을 일깨우는 정신적 자극제이다. 그 눈물을 보면서 통일의 염원을 평가절하할 무관심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이제 추석 기간에 즈음하여 400-500인의 이산가족을 만나게 하는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한다. 마땅히 관심을 가질 사항이다. 물론 우리가 북한에 사정하는 방향으로의 진행은 곤란하며, 북한도 이산가족 상봉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 성의껏 응해주어야 할 일이다. 정치적 이유로 이산가족 만남이 지연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북한의 핵문제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경우에도 이산가족의 만남은 인권 문제로 간주되어 지속되어야 한다. 가족상봉의 권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인정되어야 하는 천부적 권리이다.
 이산가족 상봉장에서 보이는 노인들의 눈물은 우리에게는 평화의 상징이다. 베게를 높이 베고 걱정없이 잠을 청할 수 있도록 우리 일상생활이 보장되는 것도 이 노인들의 눈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확실해진다. 남의 일이 아닌 이산가족 상봉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참여정부의 각고의 분발을 기대한다.
/ 김도태 충북대 정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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