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폭염이 이어지며 대청호가 수온 상승으로 빙어가 폐사하고 수질을 악화시키는 녹조까지 확산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조류경보 관심단계가 발령된 문의수역을 비롯해 보은군 회남대교 아래 대청호도 녹조로 인해 녹색을 보이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회남수역도 13일 조사 결과에 따라 조류경보 관심 단계 발령을 결정할 예정이다. / 김용수
폭염이 이어지며 대청호가 수온 상승으로 빙어가 폐사하고 수질을 악화시키는 녹조까지 확산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조류경보 관심단계가 발령된 문의수역을 비롯해 보은군 회남대교 아래 대청호도 녹조로 인해 녹색을 보이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회남수역도 13일 조사 결과에 따라 조류경보 관심 단계 발령을 결정할 예정이다. / 김용수

[중부매일 중부시론 류연국] 태풍 솔릭에 이어지는 호우가 있기 전까지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 국민이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다. 호소의 물이 말라가며 발생하는 녹조는 마치 라떼를 연상하게 하여 녹조라떼라 했고 강물도 수량이 줄고 고이다보니 마찬가지로 짙은 녹조를 발생시켰다.

녹조가 발생한 물은 급격히 산소량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은 물고기가 산소를 얻지 못하고 질식사하는 썩은 물이 되어 심한 악취를 풍기는 몹쓸 물이 되는 것이다. 이 물을 우리 인간이 사용하려고 약품을 처리하고 침전시키는 과정을 거쳐서 일반 가정으로 상수도를 통해 보내는 것이다. 그러니 제대로 된 물맛을 느낄 수 있겠는가. 한 여름의 수돗물에서 유독 약품 냄새가 진동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수질오염의 원인이 우리 인간에게 직접적인 원인이 있기에 사람들이 수질 오염의 큰 부분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수질 오염은 오염물질이 하천과 강을 따라 유입되어 수질을 저하시키는 것이므로 오염물질의 유입을 차단하면 되는 것이다. 수질이 오염되고 녹조가 나타나는 현상을 쉽사리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천이나 강으로 유입되는 유기물질이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 않은가.

도시의 쓰레기는 쓰레기를 수거해 처리하지만 수거가 어려운 지역의 쓰레기는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에 이쪽에서 청소하여 저쪽으로 옮겨놓는 쓰레기 처리는 제대로 된 처리가 될 수 없다. 이러한 처리 방식은 이번과 같은 물난리를 만나면 대부분 그대로 하천으로 유입되고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번의 물난리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대청호로 유입되었다는 뉴스다. 충청권의 식수원이자 젖줄인 대청호의 오염은 그 물을 사용하는 충청권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불안과 근심이 되는 것이다. 충주호의 경우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지이다.

대청호와 충주호 권역의 쓰레기 유입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다. 아니 훨씬 전인 10여 년 전에도 그랬다. 제대로 된 대책이 세워지고 지켜지지 않는 한 대청호와 충주호의 쓰레기 유입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은 공기와 물을 마신다. 가장 중요한 생명 활동이다. 어느 하나라도 오염되면 생명을 부지하기 어려워진다. 지난겨울 내내 미세먼지로 전 국민이 고초를 겪지 않았던가. 공기 오염은 순식간에 그 폐해가 나타난다. 반면에 수질 오염은 그 심각한 정도가 피부로 느껴지려면 한참 걸리는 편이다. 사람들이 공기오염에 비해 수질오염의 폐해를 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수질오염으로 발생하는 폐해는 서서히 삶의 질을 떨어트리고 오랫동안 고통을 수반하게 할 것이 분명하다. 바다로 흘러든 플라스틱의 폐해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 아닌가. 대양에서 잡히는 생선에서 조차 수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존재하여 결국 우리가 먹은 생선으로 인해 우리 몸속에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고 암과 같은 질병의 발병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연구가 있지 않은가.

정부가 국민의 복지를 우선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다. 잘하는 일이다. 지금 당장의 직접적인 복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복지재원의 일정 부분은 미래의 복지를 위해서도 쓰여야 한다. 우리가 마시고 후손들이 마셔야 할 물을 깨끗하게 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오염될 대로 오염되고 난 후에 깨끗한 물을 구하려고 한다면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지금도 어떤 생수는 기름값 보다도 비싸지 않은가.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수질오염 방지 대책은 대청호와 충주호를 포함하는 지자체와 수자원공사만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물론 지자체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인력과 재원을 투입하여 오염물질의 유입을 방지하고 유입되는 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수거하여 오염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질오염에 관한 것은 범국가적으로 처리해야할 중요한 사항이라는 것이다. 썩은 물을 마실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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