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충북지역 국회의원들 눈치보기 급급...주민 '발끈'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대정부질문 의원 회의를 주재하면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18.09.06. / 뉴시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대정부질문 의원 회의를 주재하면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18.09.06.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자유한국당 충북 국회의원들이 여권발 공공기관 지방이전 문제를 놓고 숨죽이며 중앙당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자 지역민 상당수가 발끈하고 있다.

'서울 황폐화'란 반대 입장인 중앙당이 먼저냐, 지역 주민이 먼저냐의 고심인 듯 보이지만 소신 행보 등 고질적인 정치력 부재가 이들의 한결같은 눈치 보기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제시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놓고 한국당 내 충북 국회의원들은 연일 숨죽이고 있지만 같은 당 영남지역 국회의원들은 중앙당의 반대 입장을 일축하며 공공기관 유치 전략 마련을 노골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0일 영남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영남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공공기관 지방이전 호재를 놓고 대형 공기업 유치 등 상호간 의견을 조율중이다.

서울이 지역구인 김성태 원내대표가 "사실상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인 서울을 황폐화시키겠다는 의도밖에 없는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강하게 반대하는 것과 분명 상반되는 행보인 것이다.

실제, 영남지역 국회의원들은 최근 거리낌 없이 "김성태 원내대표 처럼 '서울 황폐화'라로 말하는 게 맞아 보이진 않는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엄청난 차이를 줄이는 건 환영할 일", "뭐든지 지방에 시설이 오는 건 좋은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들은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 주말 부부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보완장치까지 해서 추진하는 게 맞다", "지방 이전 공공기관들이 과연 지역경제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평가가 필요하다"고 했으나 반대보다는 실효성을 검증하자는 데 방점을 찍었다.

부산·울산지역에서는 여야를 떠나 공공기관 지방이전 찬성 목소리가 더 커지는 양상이다.

울산시의회는 지난 6일 "정부와 여당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방침을 적극 환영한다"며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크게 반겼다.

이처럼 영남과 달리 한국당 충북 국회의원들의 중앙당 '눈치 보기'가 도를 넘자 정치권 한 관계자는 "한국당 차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저울질 하는 4선 국회의원도 있고, 나머지 3명은 모두 재선인데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해) 말 한마디 못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들 모두 1년여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이 먼 미래로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특히 "'정치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충북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역민을 위한 정치 즉, 가슴으로 정치하길 바랄뿐"이라며 "충북 진천·음성 혁심도시 등의 공공기관 추기 이전을 지켜볼 것"이라고 비꼬았다.

한국당 충북 국회의원은 청주 상당이 지역구인 정우택 의원(4선)을 비롯해 증평·진천·음성이 지역구인 경대수 의원(재선), 보은·옥천·영동·괴산이 지역구인 박덕흠 의원(재선), 충주가 지역구인 이종배 의원(재선) 등 모두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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