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록 농업기술센터 과장, 윤현희·장경숙씨 지도
금산은 북방계식물·남방계식물 공존 야생화 보고

금산군 야생화 지도 그리기에 나선 주인공들. 사진 왼쪽부터 황경록 과장과 장경숙 연구원, 윤현희 대표. / 김정미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금산은 북방계식물과 남방계식물이 공존하는 식물자원의 보물창고입니다. 야생화가 특히 많죠. 금산지역에 분포하는 야생화지도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금산의 꽃길을 걷고, 우리지역 야생화 자원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힘쓰고 싶어요."

금산군 금성산의 관속식물상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충남농업기술원 인삼약초연구소 장경숙 연구원은 꿈이 있다.

금산의 식물상을 조사해 금산군 전체 야생화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483m에 불과한 금성산에 보춘화, 금낭, 자주쓴풀, 감국 등 좀처럼 보기 어려운 식물군이 다양하게 분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욕심이 생겼다.

우연하게 시작된 연구는 기록이 됐고, 기록은 기대를 낳고 있다. 함께 야생화 지도를 만들자며 현장 조사에 나선 동료와 든든한 지도자가 생겼기 때문이다.

석사논문의 주제를 정하는데 도움을 주고, 조사 현장을 동행해준 황경록 과장(금산군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이 지도를 맡고, 뒤늦게 야생화 공부에 동참한 윤현희 대표(주유소 운영)는 비호산의 관속식물상 연구를 석사학위 논문 주제로 정했다.

금산의 '야생화 박사'로 통하는 황경록 과장은 두 사람의 기록이 더 많은 사람들의 야생화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기 충분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금산의 야생화는 특별해요. 식물군도 풍성하지만 지역별 테마가 더해지면 경쟁력있는 금산의 관광자원이 될 수 있거든요. 두 분의 연구논문이 관심을 이끌어내는 촉매제가 될 겁니다."

금산군 야생화 지도 그리기에 나선 주인공들. / 김정미

지난 26년간 야생화 연구를 해온 황 과장은 금산지역 야생화 분포를 훤하게 꿰고 있을 만큼 정보가 많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야생화의 보고, 식물자원의 보고로서 금산의 가치를 알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무분별한 개발행위는 아쉬움이 크다. 장경숙 연구원과 친모녀처럼 지내는 윤현희 대표는 비호산의 변화가 특히 안타깝다고 했다.

"식물 조사를 위해 현장을 가보면 개발로 인해 산이 훼손돼 있는 걸 마주하게 됩니다. 식물이 사라지고 산의 형태가 변한다고 생각하면 맘이 아파요. 그래서 더 조급해지기도 하고요. 금산의 야생화가 우리에게 어떤 보물인지 빨리 알리고 싶고, 함께 지키자고 말하고 싶어요."

금성산에서 비호산으로 이어진 이들의 야생화 지도 그리기는 진악산과 서대산으로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윤현희 대표는 석사학위 논문으로, 황경록 과장은 26년간의 야생화 기록을 한 권의 책으로 엮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황경록 과장과 윤현희 대표 그리고 장경숙 연구원. 이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더 많은 사람들이 금산에서 '꽃길만 걷게 되는 날'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계절 변화를 담은 금산의 야생화 꽃길 걷기. 함께 꾸는 꿈은 기록에 조사가 더해지며 현실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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