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문화예술아카데미 깨비, 첫 번째 결과 발표회
충북문화재단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충북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8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28개 단체 31개 프로그램 중 첫 번째 프로그램 결과 발표회가 17일 청주시 수동 '공감문화예술아카데미 깨비' 전시장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깨비'의 70~80대 어르신들. / 충북문화재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70~80대 어르신들이 뒤늦게 문화예술교육을 받아 그들의 삶 이야기를 공예, 미술, 문학 등 원하는 형태의 작품에 담아 그동안 펼치지 못했던 개성과 자유를 표현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감문화예술아카데미 깨비(대표 조성연)가 20시간 동안 '꽃을 담은 인생그릇'을 주제로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 17일 그동안의 결과물을 내놓았다.

이번 작품 발표회는 미술이라고는 '1'도 몰랐던 어르신들이 문화예술교육을 접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신만의 예술적 능력을 자기만의 그릇에 담아 내놓았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르다.

제3자의 관찰로 쓰여진 이야기가 아닌 교육 참여자 본인들이 살아오며 일궈온 시간을 눈(目)이 기억하는 초상, 손(手)과 발(足)로 이뤄낸 일들, 또는 가슴 깊이 묻고 있는 이야기 등을 신체의 일부분과 접목시켜 예술로 승화시켜 현재 자신의 모습을 작품에 녹여냈다.

특히 알 수(手)있는 이야기, 족(足) 붙은 이야기 등 손과 발에 의미를 부여해 교육 참여자들이 살아온 세월의 이야기를 끄집어 낸 것이다.

회원들의 실사 얼굴을 활용한 초상화 작품은 그 어떤 유명 작가의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아이디어와 작품성이 뛰어났다. 또 발을 주제로한 작품은 그동안 눌려있던 드러나지 않았던 그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었다.

어르신들은 그동안 갖고 있던 앨범을 정리하며 베스트 컷을 추리고 교육시간동안 강사들이 찍어준 사진과 결과발표회때 자신에게 쓰는 편지, 나에게 주는 상장 등을 적어서 각자의 개성에 맞는 앨범을 제작하기도 했다.

70~80대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 / 충북문화재단<br>
70~80대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 / 충북문화재단

이날 마지막 수업은 도마와 나무 뒤집개를 가지고 만든 작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많은 음식을 만들고 그 속에 난 상처가 많지만 보이지 않는 '도마'가 마치 어르신들의 삶을 대변하는 것처럼. 또한 이번 문화예술교육이 끝나더라도 다시 시작하는 의미로 나무 뒤집개도 만들었다.

특히 이번 수업을 진행하면서 조성연 대표를 비롯한 4명의 문화예술 강사들은 어르신들의 취향에 맞게 길잡이 역할만 해 온전히 어르신들의 작품이 탄생하게 도와줬다.

프로그램 참여자인 박옥기 여사는 "꽃을 담은 인생그릇 프로그램을 통해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며 많은 사연과 소중한 추억이 생각났다"며 "주름진 손과 발을 색종이로 디자인하며 지나온 날 비바람에 무거웠고 힘들게 해서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박 여사는 "무엇도 모르는 길에서 조성연 선생님과 강사님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작품을 만들면서 내 몸의 소중함과 나를 사랑하는 것을 배웠다"며 "손과 발을 만질 수 있고 걸을 수 있는 삶이 행복하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묘자 여사도 "그놈의 정 때문에 나 아닌 다른 사람 생각하다 보니 마음의 상처도 있었다"며 "앞으로 정말 나만 위한 삶을 위해 노력해보자"고 스스로 다짐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 발표회는 충북문화재단의 '2018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받아 진행된 첫번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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