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징한 언어, 단아한 문장으로 삶을 이야기하다

책 표지.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조영의 수필가가 세번째 수필집 '네가 준 말(선우미디어)'을 출간했다. 2011년 두번째 수필집 '꼬리로 말하다' 이후 7년만이다.

조 수필가의 이번 수필집은 명징한 언어와 단아한 문장으로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는 그동안 지역 일간지에 발표했던 글 중 엄선해 37개의 글을 이번 수필집에 담았다.

일간지에 발표하긴 했지만 수필집에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다듬고 또 다듬어 완벽히 리모델링해 담백하지만 삶 속에서 배우는 생각의 깊이를 다루고 있다.

지난 여름 찌는듯한 폭염 속에서 준비한 세번째 수필집 '네가 준 말'은 2011년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부터의 글이 많이 담겨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별이야기가 많다.

그도 그럴것이 조 수필가를 사랑하고 버팀목이 되어준 양가 부모님과 가까운 친척 어른들 모두 돌아가시고 자식 같던 반려견 '크리스'도 제 수명을 다하고 떠났단다.

"지난 7년은 내 삶에서 이별하는 기간이었고. 새로운 변화였어요. 연민과 후회와 애정이 글 속에 스며들어있지요."

마음 아파서 글을 썼고 글을 쓰면서 이해했으며 상처가 치유됐다는 조 수필가. "장례 기간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아 야속하더니 글을 쓰면서 눈물샘이 터진거 있죠."

조 수필가는 본인 글에는 간이 없어 맛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읽기가 거북할 때도 있을 거라고. 그러나 그는 '문장과 표현면에서 역시 조영의다'라는 확신을 하고 있었다. 첫 맛은 없지만 끝 맛이 좋아 오래 남는 글, 평범한 소재를 담백하게 풀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만큼 본인의 글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조 수필가는 "이번 제 수필집을 읽어본다면 남에게 느끼지 못하는 부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굳이 설명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고 전했다.

"수필은 삶이고 삶을 엮어가는 과정을 회전문이라고 생각해요. 회전문은 한 번에 나갈 수 없잖아요. 제 자리로 오기까지 밀고 들어갔다 다시 나와야 하는데 네 개의 날개가 함께 돌아야 가능하지요. 내 글도 보고 느끼고 경험에서 얻은 사유들이 회전문처럼 밀어내고 들어오며 언어가 됐어요."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프다. 그래서 슬픈 노래는 남루한 마음의 옷을 벗게 한다. 한 겹 한 겹 벗어내면 맑은 기운이 박차고 오를 것이다. 슬픈 노래를 들으면 슬프지 않아 곁에 두고 듣는다'는 조 수필가는 이순이 되어서야 세상이 보이고 헤어진 후에 가슴이 열렸다고 했다.

조영의 수필가.

조 수필가는 1996년 창조문학을 등단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지원금으로 수필집 '뒤로 걷는 여자'(2005), '꼬리로 말하다'(2011)'를 출간했다.

충북수필문학상, 허균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청주문인협회, 비존재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며 충북수필문학회 주간, 중부매일 '삶&수필' 필진으로 활동중이다. 또 초등학교 방과 후 강사로 독서와 논술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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