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시청사 / 중부매일 DB
청주시청사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사설] 명문대를 나온 청주시 7급 공채출신 30대 공무원이 자신이 근무하는 주민센터에서 휴대전화로 동료 등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찍다 적발돼 엊그제 경찰에 입건됐다. 해당 공무원은 최근까지 동료 여직원 등의 신체 일부분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료 여직원들이 감사부서에 신고했을 정도면 '몰카' 촬영은 거의 공공연한 행위였을 것이다. '공시(公試)'라는 말이 나올 만큼 치열한 경쟁을 뚫은 젊은 공무원이 상습적으로 몰래카메라를 찍었다는 것은 매우 황당한 사건이기 하지만 알고 보면 청주시에선 드믄 일이 아니다. 작년엔 공무원이 성매매를 알선하고 속칭 '보도방'을 운영하는가 하면 임용 3개월 차인 새내기 공무원이 화장실 몰카 사건에 연루돼 지역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전국적인 망신을 당했다. '백년하청(百年河淸)'이라는 고사성어는 바로 이럴 때 쓰는 것이다. 청주시는 여론의 매서운 질타에도 도무지 바뀌지 않고 있다.

청주시는 성범죄의 온상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작년에 검찰에서 여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이 각계각층으로 확산돼 한국사회에 커다란 이슈가 된 것은 공무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우리사회 깊은 곳에 숨어있던 '성폭력'이라는 이름의 '적폐'가 한꺼번에 분출돼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실망을 주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청주시 모 공무원은 7개월간 '보도방'을 운영하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그는 조직폭력배와 결탁해 유흥업소 구인 인터넷사이트와 생활정보지등을 이용해 여성도우미를 모집한 뒤 시내 유흥가에서 보도방을 운영했다. 지난해 8월엔 40대 공무원이 청주시 복대동 한 상가 화장실에서 여성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5년간 성범죄로 처벌받은 청주시 공무원은 7명이나 된다. 그런데도 나사가 풀릴 대로 풀린 일부 공무원들의 행태는 도무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한범덕 시장이 취임했지만 '공직자들의 마인드'가 변했다고 볼 수 없다. 청주시 소속 공무원들이 2천여 명에 달하다보니 게 중에는 사소한 법을 위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저지른 일이라고 하기에 민망하고 죄질도 나쁜 행위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청주시가 아무리 공직기강 테스코포스팀을 만들고 고강도 기강 확립에 나서도 소용없다. 심지어 지난해 몰카 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이 파면됐는데도 유사한 사건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들에게 직업적인 소명의식과 공직자윤리는 찾아볼 수 없다. 일회성에 불과한 형식적인 대책으로는 공직사회에 만연하는 성범죄를 막지 못한다. 공무원들의 일탈행위에 대한 중징계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해졌다. 공무원 임용과정에서 도덕적으로 부적격한 인물을 엄격히 걸러내고 공무원들의 성범죄에 대한 교육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청주시가 이같은 성범죄가 반복되는 것을 차제에 막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더 큰 화를 당할 수 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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