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용품 준비하러 대형시장으로 몰려
선택 폭 넓어 선호...동네는 한산 '울상'

추석특수를 기대하는 전통시장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청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육거리시장(왼쪽)은 제수용품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 반면 청주지역의 한 시장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채 썰렁하기만 하다. / 김용수
추석특수를 기대하는 전통시장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청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육거리시장(왼쪽)은 제수용품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 반면 청주지역의 한 시장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채 썰렁하기만 하다. / 김용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추석을 3일 앞두고 방문객으로 북적대는 대형 전통시장과는 달리 중·소형 전통시장은 여전히 추석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등 다가오는 명절 특수에도 전통시장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일 청주시 청원구의 한 시장은 추석특수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시장 초입에 있는 생선가게, 과일가게 앞이나 시장 내에 식당에만 몇몇 손님이 보일 뿐이었다.

이 날 시장으로 추석 장을 보러온 민모(52·여)씨는 "집이 시장 바로 옆이라 장 볼 때 주로 이 곳을 이용하고 있지만 다른 지인들은 모두 대형마트를 이용한다"며 "이러다가 전통시장이 없어지는게 아닌가 걱정되며 시장만의 특화된 경쟁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안을 들어갈수록 분위기는 더 썰렁했다. 수산물·청과물 가게와는 달리 다른 가게는 손님을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 시장 입구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B시장에서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7)씨는 "20년이 넘도록 시장에서 가게 운영을 하고 있지만 점점 찾는 이들이 줄고 있으며 북적거리는 모습을 본 지 너무 오래됐다"며 "타지에 살고 있는 내 자식들만 해도 대형매장이나 큰 시장을 이용하는데 오죽하겠냐"며 한숨을 쉬었다.

반면 중소형 시장보다 규모가 큰 육거리시장에는 추석을 맞아 제수용품을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아침부터 북적이는 등 시장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청주시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장보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주 소비층은 동네마다 있는 작은 시장보다는 육거리시장 같은 대형 시장 쪽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가정주부 이모(33·여·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씨는 "차례상 비용이 마트보다 7만~8만원 가까이 저렴하다는 기사를 보고 청주에서 가장 큰 육거리시장을 오게 됐다"며 "작은 시장보다는 큰 시장이 가게 종류도 많고 가격 비교도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차례상 비용이 대형 마트보다 전통시장이 1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는 기사 내용을 보고 시장을 방문하는 이들도 목격됐다.

제수용품 구매를 위해 육거리 시장을 방문한 문모(43·여·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씨는 "대형마트에서 상차림용 배를 1만원을 넘는 것으로 보고 깜짝 놀라 전통시장을 오게 됐다"며 "올해는 과일이나 채소가격이 너무 올라서 다소 저렴한 전통시장에서 낱개로라도 구매할 생각으로 시장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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