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코리아 주제전시 '무심의 숲'
현대인에게 큰 울림 주는 33개의 문장 선봬

사진. / 직지코리아 조직위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의심을 놓아 버리지 마라. 왜냐하면 큰 의심이 있는 곳에 반드시 큰 깨달음이 있다."

'2018청주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의 주제전시가 열리고 있는 청주예술의전당 2층 대전시실로 향하면 어두운 길을 따라 직지의 33개 구절이 빛나고 있다. 주제전시 '무심의 숲' 에는 '의심과 깨달음'에 대한 문장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벽을 따라 빛나는 문장 사이에 놓인 작품도 눈길을 끈다. '2018청주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의 미술감독으로 참여한 장한나 작가가 직지의 내용을 이미지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장 작가는 "이 작품은 모든 것은 다 변하고 절대적인 건 없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작품과 직지 내용 사이의 연결고리를 설명했다.

"의심을 놓아 버리지 마라. 왜냐하면 큰 의심이 있는 곳에 반드시 큰 깨달음이 있다"는 직지 문장 아래 놓인 장미꽃.

장 작가는 "어른들은 단순히 거울이 놓여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이상한 점을 눈치 챈다"며 생생한 장미가 거울 너머에는 시들어있는 것을 설명한다. "한 번 더 의심해보라는 직지의 문장과 함께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장 작가는 관람객들에게 '뭔가 이상하지 않아?'라는 질문을 던지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사진. / 직지코리아 조직위

이어 "꿈꿀 때 꿈속에서 하는 일과 깨었을 때 깨어 있는 경계가 모두 없다. 깨었을 때와 꿈꿀 때를 바꿔서 생각하니 전도된 두 가지 견해가 다르지 않네."라는 문장 위에 놓인 작품은 우리가 갖고 있는 '경계'에 대한 관념에 질문을 던진다. 장 작가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굉장히 강력한데, 직지는 꿈과 현실을 구분 지을 수 없다고 말한다. 언뜻 뿌리처럼 보이는 이 작품 위에는 똑같은 뿌리에 잎이 달려 줄기처럼 보인다. 뿌리는 음이고 줄기는 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과연 그런가? 경계와 구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라는 정식명칭을 지닌 직지는 그동안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사실이 집중적으로 다뤄졌지만 직지의 내용을 알리려는 시도는 드물었다.

주제전시 '무심의 숲'은 직지가 갖고 있는 철학을 세계에 알리는 시도로 주목 받고 있다. 직지의 내용을 쉽게 풀어내었을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전달을 통해 관람객들이 직지가 주는 깨달음을 느낄 수 있도록 이미지를 구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주제전시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600년전 문장이지만 지금 읽어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글귀들이어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며 직지의 위대함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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