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마늘 생산량 예측 실패로 120억원 규모 갈아 엎어

4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청 정문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밭작물 가격 폭락 대책 마련을 촉구한 가운데 제주도청 정문에 제주산 양파·양배추·마늘 등 농산물이 널브러져 있다. 2014.04.04. / 뉴시스
4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청 정문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밭작물 가격 폭락 대책 마련을 촉구한 가운데 제주도청 정문에 제주산 양파·양배추·마늘 등 농산물이 널브러져 있다. 2014.04.04.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농산물 생산량에 대한 예측 실패로 정부의 수급관리 정책이 부실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보령·서천)이 10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과잉 생산된 양파·마늘은 3만7천톤 규모로 이를 산지에서 폐기한 비용만 118억원에 달했다.

양파가 3만6천386톤으로 95억9천900만원 규모였으며, 마늘은 908톤, 22억원 어치가 땅속에 묻혔다.

농식품부는 매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통계청 등으로부터 생산량 및 재배면적 예측치를 받아 수급조절에 나서고 있는데, 올해는 양 기관의 전망치가 큰 차이를 보여 논란이 일었다.

농촌연구원은 양파·마늘의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각각 18.3%와 6%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반면 통계청은 35.2%와 14%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두 기관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농림부의 수급대책도 차질을 빚었고 산지폐기량도 확대되는 등 사태가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농림부 등 정부의 정책실패가 반복되면서 애써 키운 농산물들이 출하되기 전에 갈아엎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채소류의 산지폐기 현황을 보면 2014년에 배추·무·양파 20만톤, 170억원 규모가 폐기됐고, 2015년에도 배추·무 등을 58억원어치 묻었다.

지난 2016년에는 파프리카를 1천톤 가량 폐기하는데 그쳤지만 지난해는 다시 배추·무를 6만톤, 100억원 가량 산지폐기 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 5년간 갈아엎어진 채소류가 37만톤에 이르며 폐기 비용으로 450억원 가량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해 농림부의 농산물 수급 관리실태를 점검해 15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하고 마늘·양파 등 채소류의 가격 동향 예측이 부실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농식품부의 예측 실패와 수급관리 부실은 올해도 재발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올해 양파·마늘 대란은 사실상 농림부 등 정부의 수급정책의 실패가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를 계기로 생산량 예측시스템을 개선하고 수급대책을 전면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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