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3기 자치단체장의 임기도 어느새 반환점을 돌아서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다.
 지방선거가 1년6개월여 남짓 다가왔기 때문인지 그동안 재출마 여부에 ‘선문답’으로 일관했던 자치단체장들도 서서히 출마의사를 굳히고 있다.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대학으로 자리를 옮길것으로 알려진 모단체장은 최근 1년치 당비를 한꺼번에 납부해 3선 도전의 꿈을 드러낸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추측을 불러일으켰으며 재출마를 안하겠다고 선언한 모시장은 차기엔 ‘도지사’직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뜻을 밝혔다.
 모 기초자치단체장은 “출마를 안하겠다고 하니 레임덕 현상’이 생겨서 안되겠다”는 말로 재출마의 변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출마의사를 갖든 안갖든 상당수 자치단체장들이 임기가 절반이 지나면서 자신을 내세울수 있는 ‘치적’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임중에 ‘훌륭한 업적을 쌓는것’은 대통령이든 자치단체장이든 선출직으로선 바람직한 현상이다.
 일례로 진천군의 경우 태권도공원을 유치하기 위해 군차원에서 발벗고 나섰다가 탈락한 직후 김경회 군수가 입원할만큼 충격을 받기도 했으나 국가대표 제2 선수촌 유치에 성공해 전화위복이 된것은 물론 진천군발전에 큰 획을 그을수 있게 됐다.
 하지만 때론 ‘치적’에 대한 지나친 의욕은 예산낭비의 표본이 되기도 하고 때론 소모적인 논쟁을 만들기도 한다.
 괴산군의 경우 4만여명이 주민이 먹을수 있는 밥을 지을수 있는 거대한 가마솥을 만들기 위해 3억원대의 군민성금을 쏟아부었으나 아직까지 실패만 반복하고 있다. 가마솥에 대해선 찬반이 엇갈리고 있으나 자칫 돈만 날린채 해프닝으로 끝날수 있다는 지적이다.
 얼마전 작고한 변종석 전군수도 ‘열린행정’으로 재선가도에 성공했으나 내수읍 초정리에 의욕적으로 조성한 ‘스파텔’때문에 곤혹을 치른끝에 중도하차했다. 스파텔은 아직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예산만 축내는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이와함께 예산이 들지는 않지만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청사진을 발표해 ‘치적’으로 삼으려는 경우가 왕왕있다.
 청원군은 연초에 ‘청원시’를 만들겠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한창 신행정수도 이전문제로 시끄러울때 제시된 ‘청원시’는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청원군의 공중분해나 청주ㆍ청원통합론에 쇄기를 박기위한 것이었으나 그이후 단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채 용두사미가 돼버렸다.오군수는 요즘 ‘화상경마장’에 치중하는 분위기다.
 최근엔 한대수 청주시장이 청주ㆍ청원통합시를 들고나와 논쟁의 불을 지폈다.한 시장은 “청주ㆍ청원이 통합만 되면 당장이라도 청주시장직을 내놓을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히며 시ㆍ군 통합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인상을 주었으나 실현가능성 여부를 떠나 도지사 선거에 나서기 위해 ‘애드벌룬’을 띄운 것으로 시중에선 보고있다.
 해가 바뀌면 내년선거에 대비한 자치단체장들의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치적에 너무 조바심을 내면 때론 ‘무리수’가 뒤따르게 된다.‘선거’보다는 ‘주민’을 위한 행정에 더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