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제세, "방역약품 94.7% 인체 유해물질"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모기방역에 발암물질인 계란살충제 성분(비페스린)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오제세 의원(더불어민주당, 청주 서원)은 17일 "감염병 매개해충 방제를 위해 인체에 유해한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것은 빈대 잡기 위해 초가 태우는 격이다. 국민 건강과 환경을 고려해 바이오약품 사용 비중을 늘려야 한다"며 이 같이 폭로했다.

모기방역에 사용되는 약품 중 94.7%가 인체에 유해한 화약약품이고, 이 중에는 계란살충제 성분으로 유명한 발암물질인 비펜스린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오 의원의 주장이다.

실제, 오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감염병 매개해충으로 지정돼 있는 모기방역에 사용되는 약품 중 인체에 유해한 케미컬(환경호르몬) 약품이 전체의 94.7%를 차지했다.

정부가 매년 약 2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모기를 퇴치한다는 이유로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이 포함된 케미컬 약품을 전국에 살포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방역약품의 상위 5개 성분 중 4개는 EU에서 환경호르몬으로 규정한 성분이며, 이 중에는 계란살충제 파동으로 널리 알려진 발암물질인 비펜스린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모기방제 관리지침에 바이오약품 사용을 권장해 놓고 실제로는 화학약품 사용을 정부가 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EU에서는 퍼메트린, 디페노트린, 테메포스, 싸이퍼메트린, 이미다클로프리드, 프탈트린 등의 케미컬(Chemicals) 약품은 감염병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방역에 사용하지 않고 있어 우리나라와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모기방역에 사용되는 약품을 허가해 주는 식약처의 안일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케미컬 약품이 인체와 환경에 위해할 수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 해충과 사용 장소 등 방역목적에 따라 적절한 제품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화학약품 사용을 방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오 의원은 "무해한 바이오약품이라는 대체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가 단계에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약품을 (정부가 용인한 것은 사실상 화학약품 사용을 권장한 셈"이라며 "관련 당국의 무사안일한 행정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바이오약품의 사용 비중 늘리기를 재차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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