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불개미. / 클립아트코리아
불개미. / 클립아트코리아

지난 8일 대구에 이어 안산에서도 붉은불개미가 발견 되었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 부두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된 이후 이번이 여덟 번째인데요, 안산 물류창고 컨테이너에서 붉은불개미 5천900마리가 발견되었습니다. 이 컨테이너가 머물렀던 인천항에서도 55마리가 발견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당국은 안산 물류창고와 주변을 방역하고 개미 유인용 트랩을 설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진행될 것이라고 합니다.

작은 개미가 무슨 큰문제가 있겠냐고 생각하겠지만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에 속하는 해충입니다. 또한 붉은불개미 때문에 사망한 사례도 있어 '살인개미'라 불리기도 합니다.

붉은불개미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인데요, 이름처럼 몸통은 적갈색, 배는 검붉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약 3~6mm 정도 되는 작은 크기의 개미이며, 배의 끝부분에 독침이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여왕개미는 일개미에 비해 조금 큰데 주로 6~9월 주변 환경에 따라 매일 1천500여 개의 알을 꾸준히 낳을 수 있다고 합니다. 붉은불개미는 따뜻하고 습한 곳에 서식하는데, 주로 부드러운 흙이나 바위틈, 나무 구멍 등에서 발견됩니다. 적응력이 뛰어나 열대우림의 거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고 합니다. 홍수가 나서 지하 개미집에 물이 차면 수십만 마리가 모여 일종의 뗏목을 형성한 뒤, 새로운 정착지에 도착할 때까지 물 위를 떠다니며 장거리 이동을 한다고 하니 대단한 것 같습니다.

붉은불개미는 공격적인 성향이라 사람이나 동물을 공격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개미집 흙더미를 밟을 경우 일개미가 물어뜯거나 침을 쏠 수 있는데요, 이 침에는 염기성 유기화학물인 알칼로이드인 솔레놉신과 벌, 독거미, 지네 등에 있는 독성물질인 포스폴리파아제, 히알루로니다아제 등이 섞여 있어 침에 찔릴 경우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심할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를 유발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침의 독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독성이 가장 강한 곤충인 장수말벌의 5분의 1 수준이기에 강한 독성을 지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독성 자체는 벌보다 약하지만, 사람에 따라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과민성 쇼크)가 발생할 수 있어 위험하다고 합니다.

붉은불개미의 또 하나 무서운 점은 번식력과 환경적응력인데요, 한번 자리를 잡으면 박멸이 어려워 농작물 피해나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개미종 중에서도 호전적이라 사람이나 동물을 공격하며, 식물에도 많은 피해를 준다고 합니다. 농작물과 목초지, 과수원 등에서는 붉은불개미로 인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식물 뿌리에 터널을 뚫고 과일 등을 먹이로 삼기 때문입니다. 뿌리를 공격받은 나무나 농작물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거나 시들게 됩니다. 수확기에는 개미집 흙더미를 건드린 농기계가 공격당해 손상되기도 하고, 붉은불개미가 지하에 거대한 터널을 형성하면서 건축물이나 도로 등의 붕괴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무서운 붉은불개미가 우리나라에서도 발견된 만큼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붉은불개미 대처를 위한 국민행동요령을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습니다.

당국의 철저한 방역과 관리로 작지만 무서운 붉은불개미의 더 이상의 확산이 없기를 바래봅니다. / 미래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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