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광고인 데이비드 오길비(David Ogilvy)는 이 세상이 공기와 물과 광고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였다. 사실 우리는 매일매일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광고란 도대체 무엇일까? 다음의 예를 생각해 보자. 대부분의 가정에서 저녁시간에 식사를 하고 난 후 가족들이 모여서 일일드라마를 많이 시청한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에는 모두들 숨을 죽이고 TV 속에 빠져들 듯이 드라마에 열중하며 시청하다가 그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내용이 방영되면 모두들 한 마디로 ‘또 선전이다’ 라고 외치면서 채널을 돌리거나 아예 TV를 꺼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선전’이라는 표현이 과연 적절할까.
 또 다른 예를 보자 이제 새 학기가 시작되고 새내기들이 힘찬 새 출발을 다짐하면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 나가려고 할 때이다. 이 때를 이용하여 소매점들은 ‘새내기를 위한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치면서 자사점포를 방문하여 구매해 줄 것을 널리 알리고 있다. 소매점의 이러한 행동은 ‘광고’일까? 아니면 다른 행동일까?
 이번에는 약간 다른 예로서 지역 언론에 특정기업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많은 성금을 지출하고 그 회사의 사원들이 주기적으로 불우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 사실이 보도되었고 이로 인해 일반시민들이 그 회사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 생각이나 태도를 가지게 되고 그 결과 그 회사 제품의 매출이 증대되었다면 이러한 언론의 보도를 ‘광고’라고 할 수 있을까.
 네 번째 예를 살펴보자. 우리는 선거기간 중 신문이나 방송에서 ‘소문에 의하면 ○○후보는 ××하다더라’, ‘들리는 바에 의하면 ×× 하다고 하더라’와 같은 형태의 말이나 글을 접할 때가 많이 있다. 그 외에도 선거기간 중에 ‘흑색선전’ 등과 같은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 경우 이러한 것들은 ‘광고’일까?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의 네 가지 예 중 한 가지만 광고이고 나머지 세 개의 예는 광고가 아니다. 첫 번째 예는 광고이며, 두 번째 예는 판매촉진이고, 세 번째 예는 홍보(publicity)이며 마지막 예는 선전이다. 그러면 이러한 용어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먼저 광고는 광고주가 확인 가능하며,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고 대금이 지불되며 전달되는 메시지가 명확한(메시지 내용의 출처가 분명함) 쌍방향의 마케팅 의사전달(communication)이다. 이에 비해 선전은 전달되는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고 이념을 일방적으로 강조하여 합리성 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경향이 있으며, 전달되는 메시지의 내용이 왜곡, 기만 및 숨은 조작과 같은 뜻도 어느 정도 내포되어 있다.
 판매촉진은 판매를 유도하기 위한 단기적인 유인이나 자극적인 수단으로서 광고가 전체 표적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데 비해 판촉은 고객마다 알맞은 수단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즉 판매촉진은 단기성과 자극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상황에 따라 적절히 이용할 수 있는 전술적인 유용성을 가지고 있다.
 한편, 홍보는 매체기관이 기업이나 제품 등에 관한 뉴스나 기사를 스폰서(제공자) 대신에 공개하여 주지만 스폰서는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정보제공활동이다.
 이렇게 두고 볼 때 우리가 접하고 있는 많은 내용들 중 대부분이 광고라는 사실을 알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광고는 다섯 개의 요소(확인 가능한 광고주, 매체이용, 대금 지불, 메시지의 명확성, 쌍방향 커뮤니케이션)만 갖추고 있으면 광고이기 때문에 우리가 신문이나 방송 등을 통해서 접하는 기사나 프로그램이 아닌 대부분의 내용은 광고이며 선전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생활 속에서 제대로 된 용어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광고를 전공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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