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 증가에 작황부진 겹쳐
알타리무 제철 불구 물량 30% 수준공급 늦어져

24일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김장에 쓰일 재료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 안성수
24일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김장에 쓰일 재료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요즘은 김장도 예전만큼 안해요. 혼자 사는 집도 많고, 둘이 사는 집도 많은데 누가 먹는다고 김장을 많이 하나요? 올해는 배추김치 6포기만 담글 생각이에요."(장모씨·78·여·청주시)

김장철을 앞두고 있지만 1~2인 가구 증가로 김장수요 자체가 줄어든데다가 올해에는 폭염으로 작황 부진까지 겹치면서 김장수요가 더 줄어들 전망이다. 해마다 줄어드는 김장 매출에 상인들은 한숨이 늘고 있다.

24일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은 김장철이 무색하게 한적한 모습을 띄었다. 몇몇 손님들이 알타리무와 배추를 살펴보는 모습이 목격됐지만 이내 빈 손으로 자리를 떠났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요즘 알타리무가 제철이지만 특히 올해는 주산지(전라도)에서 물량확보가 20일 가량 늦어져 기존 물량의 30% 수준밖에 채우지 못하고 있다. 알타리 무 1단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2천500~3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알타리무를 판매하는 김모(58)씨는 매년 김장시즌에 도매가로 알타리무 4천~5천단을 판매해왔지만, 요즘은 물량이 부족해 24일 새벽 3시 경매에서 평년 물량 대비 30%밖에 되지 않은 약 1천500단만 판매할 수 밖에 없었다. 해가 지날수록 김장을 하는 가구가 줄어 김장철 성수기에서 불구하고 매출이 떨어져 고민이 크다.

김씨는 "한창 김장재료 팔아야 할 시기인데 사는 사람도 없고 물량도 없고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어 "올해 폭염으로 작황이 부진해 물량확보가 지난해보다 20일이나 미뤄졌다"며 "급한대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1단당 400원이나 높은 서산 알타리무를 어쩔 수 없이 떼왔다"고 말했다.

농수산물시장에서 22년째 알타리무와 채소를 팔고 있는 윤모(59·여)씨 역시 "한창 알타리무를 사러온 사람들로 북적대야 할 시기인데 보다시피 사람이 없다"며 "해마다 감소추세인데 올해는 작황부진으로 물량도 적고 품질도 예년보다 떨어져 판매가 더 힘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오는 11월 11일부터 괴산의 절임배추를 판매할 예정으로, 상인들은 김장 수요보다 절임배추 수요에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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