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자동 유적 발견 20주년 국제할숭회의서 발표
프랑스·러시아·일본서 '50만년 전 유적' 인정 받아
5개 문화층서 9천448점 유물 출토 학계 큰 관심

충북 청주 만수리에서 발굴된 석기.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한국, 프랑스, 일본 학자들의 국제적 공동연구로 약 50만년전 중국 '주구점 유적'과 같은 시대인 '전기 구석기 문화' 유적으로 인정받은 '청주 만수리 구석기 유적'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새기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청주 만수리 유적은 3국에서 서로 다른 측정 방법을 거쳐 '절대연대'로 밝혀진 가장 오래된 유적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중국 안휘성 번창에서 열린 '중국 인자동 유적 발견 2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초기인류의 진화와 환경'에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원 이사장(충북대 명예교수)이 참가해 '한국 최고(最古) 청주 만수리구적기유적 연대측정과 의미'를 발표했다. 이 교수를 통해 청주 만수리 구석기 유적에 대해 알아본다. / 편집자
 

청주 만수리 구석기 유적은 청주시 강외면·만수리·쌍청리·연제리 일원에 자리한 오송생명과학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다. 과학단지 건설에 앞서 시굴조사로 구석기유물이 14개 지점에서 출토돼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중앙문화재연구원,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이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용역을 받아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이렇게 실시된 발굴조사의 총 면적은 3만㎡(29,776㎡)에 이르며, 5개의 문화층에서 출토된 유물은 9천448점이나 돼 크게 주목 받았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14개지점 가운데 7개지점의 조사를 맡아 8천262점(전체의 87.4%)을 발굴했다.

4지점 조사 책임을 맡았던 배기동 교수는 자신이 조사·연구한 전곡리 유적과 비교하고 만수리 유적의 과학적 층위 구분과 해석을 위해 일본 동지사대 K. 마츠후지 교수팀과 프랑스 H. de LUMLEY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추진했다.

프랑스에서 발간된 자료에 소개된 '또따벨 사람 70만년~10만년전의 아라고 계곡'에 중국 주구점 유적과 같이 소개된 만수리 유적 지도.

이때 일본 연구팀은 우리나라 구석기 유적에서 '화산재'를 통한 연대측정으로, 2012년 프랑스 교수팀은 '베를리움10' 측정방법으로 서로 다른 방법을 통해 만수리 유적이 '50만년 전' 이전으로 같은 연대라는 결론을 얻은 것 확인할 수 있다.

이 층의 연대는 한국(배기동 교수 팀·이융조 팀), 일본(마츠후지 카즈토 교수팀), 프랑스(앙리 드 룸리 교수팀)학자들의 서로 다른 방법으로 측정해 국제적인 공동연구로 얻은 과학적 '절대연대'이며 그 시대가 바로 북경원인과 같은 주구점의 '곧선사람(Homo erectus)'의 시대이어서 이들의 한 부류가 이 땅에 살았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청주 만수리가 있는 중원문화의 상한 폭을 50만년 이전까지로 과학적 연구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5년 발행된 프랑스 책자 '또따벨 사람 70만년~10만년전의 아라고 계곡'에서 중국 주구점 유적과 같이 소개된 만수리 유적 지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만수리 유적과 주구점을 엮는 좋은 자료가 제시돼 이러한 연구를 더욱 뒷받침 해주고 있다. 청주 만수리 구석기 유적의 석기는 프랑스에서 발간된 '한국의 전기 구석기 문화' 책의 표지에도 소개되고 있다.

내년 중국 북경인 발굴 9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중국 북경 중국과학원에서 열리는데 조직위원장을 맡은 카오싱 교수가 청주 만수리 구석기 유적에 대한 발표를 요청한 상태다. 이와 시기를 맞춰 수양개와 그 이웃들 24회 국제학술회의도 같이 열어 이같은 내용을 더 많은 국제 학자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중국 안휘성 번창에서 열린 '중국 인자동 유적 발견 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개회식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X오송역에 만수리 특별전 열어 알릴 필요 있다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 인터뷰
 

이웅조 교수.

"이렇게 세계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인 청주 만수리 유적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무관심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 유적이 발굴된 KTX오송역과 연계해 국내·외 사람들에게 알리고 보여줘야 합니다."

이 교수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더욱 인정받고 있는 구석기 유적이 발굴된 곳이 현재 오송역이 위치한 지역인데 정작 충청북도나 청주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세계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수리유적의 유적출토의 유물들이 각기 여러 기관으로 흩어져 있는것이 현재 상황이다.

이 교수는 "이처럼 훌륭한 석기들을 만든 청주 만수리에 살았던 당시 인류들의 행위는 이들 연구에 참여한 일본 동지사대팀, 프랑스 고인류연구소 팀들도 우리 청주뿐만 아니라 한국의 큰 자랑으로 격찬을 하고 있다"며 "이 유물들이 출토된 만수리유적이 KTX의 중심에 있는 오송역으로 이곳과 연계해 국내·외 사람들에게 알리고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곳곳에 흩어져 있는 유물들을 한데 모아 '만수리 특별전'을 열고 이에 대한 자료도 정리해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오송역과 연계해 이곳에서 출토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을 알릴 수 있다면 오송역과 청주국제공항을 통해 방문하는 중국인을 포함한 많은 국내·외 사람들에게 우리 중원문화를 소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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