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성수 사회·경제부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의 한 주유소의 모습. 3일 기준 청주시 평균 휘발유값은 1천625원으로 나타났다. / 안성수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의 한 주유소의 모습. 3일 기준 청주시 평균 휘발유값은 1천625원으로 나타났다. / 안성수

[중부매일 기자수첩 안성수] 정부가 시행한 유류세 인하 정책에 등유만 빠지면서 서민들은 다가오는 겨울나기 걱정이다. 지난 6일 정부는 서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휘발유, 경유, LPG부탄 등의 유류세를 6개월간 15% 인하했다. 그러나 등유가 빠져있어 반쪽짜리 정책이란 목소리가 높다. 등유도 유류세를 인하해달란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정부는 등유의 개별소비세에 탄력세율 30%를 적용해 이미 최대 할인폭을 적용해 주고 있어 항목에서 제외됐다는 입장이다.

등유의 경우 저소득층이 난방비로 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겨울철 서민 부담 한가운데 있는 품목이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오래된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있고 20년이 넘은 보일러는 제구실을 못해 연비 효율도 낮은 편이다. 도시가스 보급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단독주택 밀집지역이나 겨울농사지역에서는 여전히 많이 쓰이고 있다. 해가 갈수록 유류비도 올라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심지어 도시가스가 본격 보급된 지난 2002년 이후 등유 값은 도시가스 값을 훌쩍 넘어버렸다. 심지어 가격 오름세도 등유가 더 크다.

도시가스의 경우도 주택가 설치가 늘어나고 있다지만 모든 지역에 보급되면서 아직도 멀었다. 충북만 해도 이용률이 낮은 지역이 여전히 많다. 구도심의 주택가도 보급률이 낮은데 시골은 오죽할까. 이번달 조사된 괴산군의 도시가스 보급률은 전체 가구의 31%에 그쳤다. 이 통계대로라면 괴산군에 절반이 넘는 인구가 올해도 기름보일러나 연탄으로 겨울을 보내야 한다. 등유라는 앙꼬가 빠진 '유류세 인하 정책'이 시행된 다음날, 입동이 오면서 본격적인 겨울이 왔음을 알렸다.

안성수 경제부 기자
안성수 사회·경제부 기자

오는 12월부터는 매서운 바람이 지역을 강타한다. 현재 등유 유류세 인하 및 감면에 대한 법안이 발의가 돼 있는 상태다. 정부는 조속히 등유 유류세 인하, 감면 등의 정책 추진을 검토해야한다. 저소득층과 겨울농사를 지내는 지역농민들이 지난해보다 더 추운 겨울을 보내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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