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 문신이자 학자였던 노수신 유배지가 자리잡고 있는 연하구곡의 제 9곡 모습이다. 단종 유배지 영월 청령포를 빼닮았으나 그 지형은 훨씬 고립성을 띄고 있다. 지역 많은 사람들이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군자산(948m) 계곡을 ‘칠성댐 중류’ 정도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일대는 조선중기 문신이자 학자인 노수신(盧守愼ㆍ1515~1590)을 추모하기 위해, 그의 10대손인 노성도(盧性度ㆍ1819~1893)가 ‘연하구곡’(煙霞九曲)을 설정한 곳이다. 현재 이곳은 지난 1957년 칠성댐 건설로 수위가 5m 가량 상승하면서 2~8곡은 수몰, 지금은 제 1, 9곡의 기암괴석과 암각글씨만 남아 있다. 특히 ‘수월정’(노수신의 유배지ㆍ점선안)이 있는 제 9곡의 경우 조선시대 내륙 유배지답게 ‘청령포’(영월 단종 유배지) 이상의 고립적인 지형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에서 보듯 수월정 앞은 S자로 굽이치는 물줄기이고, 뒤는 병풍 모양의 산이 겹겹이 들어서 있다. 몇해전 수월정 뒤로 속리산 말티고개보다 더 구불구불한 비포장 임도가 개설되어 이제 막 천혜의 고립성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차로 달려본 결과, 구절양장 산속길이 무려 7.1㎞나 찍히고 있다. 그러나 이를 알리는 안내판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그저 평범한 산속 계곡’ 정도로만 알고 있다. 조선시대 유배문화의 본산임에도 불구, 지역의 부가가치가 계속 낮잠을 자고 있는 셈이다. ▲ 위쪽 사진속 점선부분을 확대된 사진으로 후손에 의해 노수신 유배장소에 세워진 수월정.

이런 무관심 속에 3가구만 남은 사은리 마을에는 투기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주민 정모 씨는 “80% 정도의 땅이 벌써 서울 등 외지인들의 손에 들어갔다”며 “현재 땅값이 계속 상승, 대지의 경우 평당 50만원에서 거래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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