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정체성에 대해 묻다
사람도 환경따라 능력 달라지는 '코이 법칙'일깨우고 싶어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충북과학고등학교 수석교사로 재직중인 김창식 수석교사가 '어항에 코이가 없다(생각나눔)'를 발간했다.

김 교사의 소설 '어항에 코이가 없다'는 문학지에 발표한 소설 7편을 선별해 내놓았다.

특히 소설의 표제로 선정한 '어항에 코이가 없다'는 환경에 따라 성장 크기가 달라지는 물고기 '코이'의 입장에서 지금 살아가는 순간을 생각하게 한다.

물고기 코이는 작은 어항에서는 손가락크기만큼, 수족관이나 연못에서는 어른 손 크기만큼, 때로는 강에 방류하면 유치원 아이 키만큼 자란다고 한다. 김 교사는 독자에게 코이가 환경에 따라 성장하는 크기가 달라지듯이 사람도 환경에 비례해 능력이 달라진다는 '코이의 법칙'을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했다.

'어항에 코이가 없다'는 감각이 무디어지는 가장과 성인이 된 딸을 둔 중년 여인의 가정이 정신적으로는 해체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2년전 김 교사가 발간한 장편 소설 '벚꽃이 정말 여렸을까'도 시모와 며느리와 장성한 딸의 한 가족 3세대 여인의 점점 느슨해지는 삶을 그린 것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과거의 남자가 등장하면서 중년 여인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과거의 남자가 가슴 떨리는 이성이 되지 못하는, 육체도 감흥도 쇠락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김 교사는 "핵가족을 넘어 홀로사는 사람이 늘어나는 시대에 가족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성년이면 누구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김 교사는 "문학지에 발표한 소설의 평론도 함께 실었다"며 "발표하는 문학지마다 작품은 평론가의 주목을 받았고 나름 읽어도 후회하지 않을 소설을 선별해 독자에게 내놓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5년 동안 살아왔던 그녀의 일상이야 말로 '코이' 물고기의 삶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작품 곳곳에 감지시켰다.

장두영 평론가는 좁은 공간에서 살다보니 자아의 크기마저 조그맣게 머무르고 말았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상태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념은 '어항에 코이가 없다'는 제목이 암시하듯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환멸과 회의 쪽으로 기울어 있어 보인다. 그것은 변명을 벗어나 새로운 지향을 추구하는 문제 제기이기에 일정한 발전과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평하고 있다.

김 교사는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199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와 1995년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 됐다. 소설집 '아내는 지금 서울에 있습니다', 장편소설 '사막에 선 남자 어항속 여자', '낯선 회색도시', '벚꽃이 정말 여렀을까', '독도와 창자'가 있으며 지난해 5권으로 이뤄진 장편대하소설 '목계나루'를 출간했다.

김 교사는 직지소설문학상, 현대문학사조 문학상, 아시아 황금사자문학상을 수상했고 충북청소년 소설문학상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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