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관광사업 유치 허와 실 - 2. 성급하고 무모한 추진이 실패 원인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각 자치단체들이 앞을 다퉈 민자사업 유치에 나서는 것은 열악한 재정형편 때문이다.

대부분 재정자립도가 낮은 충북도내 자치단체의 경우, 관광사업 등에 직접 투자할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민간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선거에서 후보자들은 민자사업 유치를 자신의 가장 큰 업적으로 내세울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치단체장들이 여기에 사활을 걸다시피 한다.

여러 자치단체가 한 민간사업자를 놓고 이른바 '모셔오기 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민간사업자 역시 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손쉬운 인·허가절차 등 행정·재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서로 필요충분조건에 부합한다.

그러나 성과와 실적에만 급급해 제대로 된 검토없이 성급하게 민자를 유치해 무리수를 낳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검증 안된 사업아이템 하나만 달랑 들고 여러 자치단체를 노크하는 민간사업자들도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자 유치가 자치단체의 공모 등 능동적인 추진보다는 민간사업자의 일방적인 제안을 자치단체가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검증 안된 부실한 민간사업자가 많다 보니 자치단체의 섣부른 민자사업 유치가 실패로 이어져 행정력과 시간, 예산만 낭비하는 일도 허다하다.

대부분의 민간사업자들은 민자 유치에 목마른 자치단체를 감언이설로 설득해 MOU를 체결한 뒤에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오직 자치단체의 지원이라는 대외적인 공신력을 무기로 투자자 모집에 나서는 것이다.

충주세계무술공원에 '쥬라기 킹덤 테마파크'를 추진키로 하고 충주시와 MOU까지 체결했다가 불과 1년만인 지난달 일방적으로 사업 포기를 선언한 민간사업자도 비슷한 경우다.

이 회사는 자체 자본력 없이 투자자 모집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려다 마땅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자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결국 사업 무산에 따라 오랜 기간 행정력을 허비하고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다.

충주라이트월드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도 투자자를 찾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졌다. 라이트월드 측은 "일부 정치권과 언론의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책임을 외부 영향으로 돌리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 류모(62) 씨는 "민간사업자가 자치단체와 사업약정 계약까지 체결하고 본격 사업장을 개장한 뒤에 투자자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자치단체를 자기 사업의 시험무대 정도로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 때문에 시가 제대로 검증조차 하지 않은 채 무모하게 라이트월드 유치를 추진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는 것"이라고 말햇다. 결국 충주시의 각종 민자사업 유치 실패는,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가 뒷받침되지 않은 민자 유치가 자칫 손해만 가져올 수 있다'는 교훈으로 남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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