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자녀들 절반 넘게 수도권 명문고 재학
교육부가 강조하는 혁신학교 재학생은 단 1명
김혜영 의원 "국민 신뢰 떨어트리는 행위" 비난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교육부가 말로만 고교 서열화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세종시에 입지해 있는 교육부 공무원들의 자녀들 절반이 넘는 인원이 수도권 소재 자립형사립고(이하 자시고)와 입시명문고에 재학중인 것으로 드러난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부산 연제·교육위)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육부 직원 자녀 고등학교 재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교육부 공무원 자녀들이 서울 소재 자사고와 입시명문고, 전국단위모집 유명 고교에 상당수 진학시킨 것으로 파악됐다고 3일 강하게 힐난했다.

이에 따르면 교육부가 세종시로 2013년 12월에 이전한 지 5년이 돼가는 데도 교육부 공무원 자녀가 세종시 소재 고교에 진학한 비율은 전체 64명의 3분의 1 수준인 22명에 그쳤다. 이중 일반고는 20명, 특수목적고는 세종국제고 1명 세종예술고 1명이었다.

반면 교육부가 강조하는 혁신학교에 다니는 공무원 자녀는 서울 신현고 재학생 1명에 불과했다.

또 고교 재학 자녀 64명 중 6명이 서울 중앙고, 현대고, 휘문고, 보인고, 한양대사대부고 등 서울 소재 자사고와 전북 상산고에 각각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소재 일반고에 재학 중인 경우도 대부분 유명한 강남 소재 고교였는데, 강남구 단대부고 2명을 포함해 강남구 청담고, 서초구 상문고와 반포고, 송파구 배명고, 보성고, 방산고 각각 1명 등 총 8명이었다.

서울에서 고교를 다니는 교육부 공무원 자녀 중 자사고나 강남 3구 소재가 아닌 고교는 양천구 진명여고 1명, 강동구 한영고 1명, 구로구 신도림고 1명 등 3명이지만, 이 세 고교도 모두 입시 명문고로 널리 알려진 학교들이라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교육부 공직자들이 자녀를 서울 소재 주요 고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서울에 거주지를 유지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으면서다.

이와 함께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는 충남 공주 한일고에 2명, 공주 사대부고 1명이 재학 중인데, 두 학교 모두 자율학교로 충남의 대표적 입시 명문며, 인천 소재 청라달튼외국인학교와 북경한국국제학교 재학생도 각각 1명이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29일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겠다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올해 말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가 후기에 일반고와 신입생을 같이 뽑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국 자사고 등에서 지난 2월 '학교 선택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오는 14일 공개변론도 예정돼 있는 상태다.

김 의원은 "교육부 공직자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에 주소지를 유지하면서 입시 명문고에 보내는 것은 고교 서열화 완화를 강조하는 교육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게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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