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성호 서울주재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 날인 8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야3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전날 예산안 처리 합의에 반발하며 '본회의 보이콧'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됐다. 2018.12.8 / 연합뉴스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 날인 8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야3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전날 예산안 처리 합의에 반발하며 '본회의 보이콧'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됐다. 2018.12.8 / 연합뉴스

[중부매일 기자수첩 김성호] 20대 국회도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놀고먹는 것에서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처럼 강력한 올림픽 금메달 후보가 없는 듯 보인다. 국회 예산위에서 매듭짓지 못한 2019년도 정부 예산안은 일자리 예산과 법안, 남북협력기금, 공무원 증원, 4조원 세수결손 대책, 정부 특수활동비 예산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2014년 이후 가장 늦은 본회의 통과라는 기록을 남겼다.

법정 처리시한이 12월2일이었지만 정부 예산안은 8일 새벽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니 무려 6일이나 지각 의결된 것이다. 역대 가장 늦었던 2017년에도 여야 3당 교섭단체가 12월4일 오후 잠정 합의문을 발표했으나 이후 세부 협상과 실무 작업에 상당한 시간을 소요한 뒤 12월6일 0시37분이돼서야 차기연도 예산안을 의결한 바 있다. 과거 국회선진화법 이전에는 더욱 가관이다. 여야 간 주먹다짐과 몸싸움, 보좌진은 물론 중앙당 직원들까지 동원한 각종 추태 속에 매번 새해 1월1일 새벽이나 돼서야 차기연도 예산안이 의결됐다. 몸싸움 국회를 없애자며 만든 선진화법도 이젠 소용이 없는 셈이다.

국회는 국민의 대의기관이라 자처한다. 또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입법기관이라고 큰 소리 친다.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 때마다 피감기관 관계자들을 질타하며 윽박지른다. 그런 국회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은 밥 먹듯 어긴다. 국민이 법을 어기면 즉각 처벌받지만 국회의원은 매번 불체포특권 뒤에 숨어 처벌은커녕 뒷짐지고 코웃음 친다.

김성호 서울주재
김성호 서울주재

이제 20대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참을성이 없어 보인다. 대통령도 잘못하면 탄핵당한다. 그동안 그래왔듯 20대 국회마저 막말과 몸싸움이 난무하고, 또 툭하면 놀면서 세비나 받아가고 법을 어기는 일을 되풀이 한다면 국민의 촛불은 국회로 향할 게 자명하다. 국민이 직접 다수의 동의를 얻어 법안을 발의하고, SNS나 인터넷을 통해 직접 표결하는 방식의 직접 민주주의가 실행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지금 국민들에게는 직접 민주주의의 갈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게 불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대 국회 해산, 국민의 촛불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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