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꽃' 피워준 고국의 산타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예총(회장 진운성)이 중국 칭다오에서 한·중 문화교류전을 진행해 예술을 통해 교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중국 칭다오를 방문한 청주예총 문화교류단은 작은음악회를 비롯해 한인회 송년의 밤 등 3일 연속 공연이라는 다소 버거운 일정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에 임했다.

도착 첫날 열린 기업가 초청 환영회에서 국악가요, 성악, 색소폰, 가요 등을 선사했다.

둘째날에는 칭다오 윈덤호텔에서 진행된 한인회 송년의 밤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펼쳐 재 칭다오 한인회 회원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재 칭다오 한인회 회원들은 "고국에서 오신 청주예총 회원분들의 격조높은 공연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청주예총의 실력이 이 정도일지 몰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인회 송년의 밤은 칭다오 뿐 아니라 산동성, 창농, 성양구, 교주시, 래서시, 평도시, 황도, 조선족 등 중국 전역에서 참여하는 규모있는 행사다.

 '한·중 문화교류전'에 함께한 청주예총 회장단과 공연단이 한 자리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이지효

귀국 전 마지막날에는 칭다오 쉐라톤 호텔에서 한·중 문화교류전의 꽃을 피웠다.

이날 행사는 칭다오 한인들의 가장 큰 모임인 칭도마(칭다오 도우미 마을)와 칭한모(칭다오 한인들의 모임)의 연합 송년회 자리에서 진행됐다.

행사장 앞 로비에는 청주예총 회원들의 미술 작품과 사진작품, 서예작품을 전시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문화의 목마름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줬다. 이와 함께 무각 김종칠 서예가가 가훈써주기 코너도 마련해 줄이 끊이지 않는 등 인기를 끌었다.

공연장에서는 1천500여명이 함께한 자리에서 강민호 한국무용가의 선비춤으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숨죽이며 춤사위를 감상하는 사람들은 공연이 끝나자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어 소프라노 이서희의 성악 공연이 펼쳐졌다. '그리운 금강산'과 '오 쏠레미오'를 선사해 감동과 함께 전율이 가득한 시간을 선사했다. 이와 함께 보은 홍보대사인 가수 이보은이 '당신이 최고야' 등을 불렀다. 국악자매 오자매는 '쑥대머리'와 '난감하네'로 이곳을 찾은 어르신들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만들었다.

이어 색소포니스트 안태건이 '언체인드 마이 하트'를 선사해 관람객들이 리듬을 타며 박수를 치는 등 따뜻한 시간을 만들었다. 마지막 무대는 미스미스터가 '광대'와 '각설이 타령'을 불러 모두가 하나되는 화합의 시간을 제공했다. 무대로 내려와 관객과 하나된 공연은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함께 즐기는 시간이었다.

이날 칭다오에 거주하는 한인 자녀를 위한 청운학교 신축 건립 기금 모금도 진행됐는데 청주예총에서도 일부 작품을 기증해 학교 건립을 위한 모금에 힘을 보탰다.

특히 칭다오 양문교 양로원에서도 행사에 참석해 70대부터 96세 할머니까지 웃음꽃을 피우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 치매를 앓고 있는 한 80대 할머니는 공연의 열기로 입고 있던 스웨터도 벗고 어깨춤을 추며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며 "여러분들이 우리의 산타"라며 두 손을 꼭 잡고 감사의 표시를 전했다.

이들을 이끌고 온 양문교 양로원 관계자는 "좋은 공연으로 한해 무거웠던 마음이 힐링되고 너무 행복하다"며 "평균 나이 80세의 어르신들이 이렇게 기뻐하시는 모습을 오랜만에 본다"며 연신 고맙다며 인사를 건넸다.

중국 칭다오 쉐라톤 호텔 로비에 마련된 청주예총 회원들의 작품을 보며 향수에 빠진 양문교 양로원 어르신들.
중국 칭다오 쉐라톤 호텔 로비에 마련된 청주예총 회원들의 작품을 보며 향수에 빠진 양문교 양로원 어르신들.

채익규 칭한모 대표는 "문화의 불모지인 칭다오에서 이렇게 다양한 레퍼토리의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춘일 칭도마 대표도 "회원들이 이렇게 좋아하니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호증 주칭다오 대한민국총영사관 부총영사도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강 부총영사는 "문화 공연을 접하기 어려운 칭다오 한인들에게 이런 좋은 공연을 선사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칭다오에 있는 한인들이 정말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한 보상인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진운성 청주예총 회장은 "청주예총 교류단 여러분 타이트한 일정과 피로, 공연현장의 열악함 속에서도 웃음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준 여러분들 덕분에 교류 행사가 더욱 빛이 났다"며 "여러분의 노고에 청주예총이 더욱 자랑스럽고 교민들께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보람과 소명의식이 생겼다"며 예술의 위대함과 자긍심, 자부심을 다시한번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무각 김종칠 서예가가 쉐라톤 호텔을 찾은 한인들을 대상으로 가훈써주기 행사를 진행했다.
무각 김종칠 서예가가 쉐라톤 호텔을 찾은 한인들을 대상으로 가훈써주기 행사를 진행했다.

 

'한·중 문화교류' 도운 김선웅 회장 인터뷰

 

힘들고 지친 교민들에 고국의 情·행복 선사

 

사드 영향이 체감되지는 않았었는데 한·중 교류를 진행하려고 하니 타격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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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청주예총 한·중 문화교류는 청주예총 부회장을 역임하고 청주예총 회원으로 활동하며 현재 칭다오한중국제무역유한회사 대표로 있는 김선웅 회장 내외의 노고가 컸다.

김 회장의 도움으로 교주시와의 자매결연도 맺었었지만 사드 영향으로 교류가 끊긴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 회장의 도움으로 청주예총이 이번 2018 한·중 문화교류를 성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김 회장은 "3박 4일 동안 저를 비롯한 칭다오 교민들은 정말 행복했다"며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맑은 산소를 듬뿍 선사해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록 여러분들은 돌아갔지만 오래도록 그리워 할 것 같다"며 "저를 붙들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고국의 향수를 달랬던 아내를 보며 마음이 아팠지만 고향과 고국의 정을 듬뿍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 회장 내외 외에도 칭다오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심진용 대표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심 대표도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이곳에 있는 많은 교민들이 여러분의 응원에 더욱 열심히 일할 힘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문화의 힘은 대단한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더 잘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게 해주니 말이다. 앞으로의 청주예총 행보에 더욱 기대가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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