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임근자 충북지방조달청장

누구나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자녀들을 키우다 보면 어느새 퇴직이라는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게 되고 "퇴직 후 제2의 삶에 대한 고민과 100세 시대라는 노년의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라는 문턱에 접하게 된다. 장성한 자녀들은 자신들의 인생이 시작하고, 열심히 일했던 직장에선 누군가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그로 인한 여유 시간을 고민하면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재취업이나, 취미생활 등 각기 새로운 삶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자기계발과 재취업 등 관심분야에 새로운 도전도 유의미할 것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눔의 배려도 생각해 봄은 어떨까?

모든 사람들은 삶이 존재하는 한, 혼자 살아갈 수 없으며 설령 살아간다 해도 스스로 회의나 고독에 빠져 순탄한 삶이 어려울 것이다.

대부분 인생 제1막에서는 치열한 경쟁 속 삶이지만, 제2막의 삶은 시간적 정신적 여유 속에서 주변을 돌아보며 그간 누려온 배려와 베품을 누군가에게 나눌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새로이 시작되는 인생을 이웃과 함께 나누기 위해, 우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원봉사를 생각해볼 수 있다. 봉사란 표면상 타인을 위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내면으로는 자신에게 더 많은 행복을 주는 것 임에 틀림없다.

봉사는 물질적인 대상만이 아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육체적인 노동 등 각양각색의 방법들이 존재한다. 최소한의 물질적 나눔일지라도 마음의 풍요로 인한 삶의 만족도를 높이며, 재능 나눔 또한 자신과 타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필자가 처음 자원봉사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지금부터 9년 전, 단기 국외훈련 기회가 주어져 6개월간 일본 오카야마 한 사립대학에 머물렀을 때의 일이다. 당시 일본어가 서툴러 외국인 대상 무료교육 참가 시, 지도하시는 선생님들의 나이가 대부분 70세 중·후반대의 전직 교육자이신 무급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자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을 위해 온갖 정성과 열정을 다해 자국어를 가르쳐주시던 그 분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자원봉사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아무런 물질적 보상도 없었지만 '마음의 행복' 자체가 그 분들이 진정 바라는 보상일런지도 모른다.

가르침 덕분에 의사소통이 자유로웠고, 나도 누군가에겐 베품을 환원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미래 자원봉사를 위한 준비의 시간을 할애 중이다. 종종 무료급식 봉사 등 다양한 분야의 자원봉사를 접하고 있다. 매번 무료급식 봉사 때마다 느끼지만 젊은 시절 아무리 아름답고 멋졌던 사람도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라는 속담을 실감하면서 기력 없이 외로운 모습으로 한 끼 식사 해결을 위해 식사시간 오래 전부터 출입문 앞에 줄 서서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미래 우리 모두의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지금은 자원봉사자로 참여 하지만, 멀지 않아 지금 나의 자리를 대신 해 줄 또 다른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가며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모습을 상상하며 한분 한분께 예의와 정성을 다하게 된다.

또한, 불평불만 가득한 자신의 사치를 반성하면서 겸손을 배우고 현재의 모든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가져보는 기회도 갖게 된다. 이렇듯 봉사는 이웃을 위한 배려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신을 성찰하고 다듬어가는 과정으로 그 속에서 행복과 보람을 찾아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유의미한 것으로 누구라도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임근자 충북지방조달청장.<br>
임근자 충북지방조달청장.

인생 제2막의 시작은 단순히 퇴직이라는 변화된 차원을 넘어, 새로운 사회적 적응을 필요로 하는 커다란 삶의 전환점으로 취미, 종교생활 등 다양한 여가생활에 더하여 나눔과 베품을 함께하는 '봉사하는 삶, 더불어 사는 삶'의 준비를 위해 나의 버킷리스트의 '봉사활동' 목록에 진한 밑줄을 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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