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부매일 사설] 새해 벽두부터 한국경제의 위기를 알리는 신호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이자 충북경제를 좌우하는 반도체 산업에도 심각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경기순환 사이클을 무색케하는 호황을 이어가며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반도체 산업인 만큼 지금 울리도 있는 경고음만으로도 충북을 비롯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하다. 경고음만으로도 국내경기가 재채기를 할 지경인데 실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면 몸살 정도를 그칠 일이 아닐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우려섞인 전망이다.

최근 2년간의 초호황으로 관련기업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던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이미 시작됐고,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던 수요도 새해엔 시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반도체산업의 경기 전망이 암울한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중국의 도전은 갈수록 거세질 것이라는 게 관련 기관들의 예상이어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위기신호가 켜진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신기술로 세계시장의 우위를 지켜가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산업이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어선 전체 수출액의 비율 이상으로 크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 1천267억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단일품목 1천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최고의 실적을 올렸던 국내 반도체 산업은 수출위주의 한국경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충북의 경우 반도체 수출액이 도내 전체 수출액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등 도내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충북도내 산업별 경제성장 기여도 면에서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 및 정밀기기 제조업의 기여율이 42%를 기록하고, 산업별 부가가치에서도 그 다음 순위인 공공행정 및 사회보장행정의 2배를 넘는 등 충북경제 성장을 실질적으로 견인하고 있다.

이로 인한 지역경제 파급력은 지난해 연초 SK하이닉스가 지난 2017년에 대한 성과금으로 1천%의 초과이익 분배금, 400%의 특별성과급 등을 직원들에게 지급한 사례를 보면 확연해진다. 다른 업종이나 기업에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성과금은 지역경제 활력에 상당한 밑천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호경기는 뒤로 한 채 앞으로 반도체 산업 경기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급격한 하락을 피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지역의 주력산업이 무너질 경우 해당 지역경제가 초토화되는 것은 다른 시·도 사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이 발달한 부산, 울산, 경남지역은 지난해 조선과 자동차산업의 경기 악화로 인해 수출 급감, 실업률 급등과 더불어 고용률 전국 최하위 등 최악의 경제성적표를 받았다. 특정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북도 남의 일로만 볼 계제는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충북도에서도 바이오와 수소산업 등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키워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복안을 밝히기도 했지만 경고음의 크기에 비해 부족함이 있어보이는 만큼 보다 면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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