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간 눈·비 없어 강수략 1㎜도 안돼 '겨울가뭄' 극심

겨울 들어 최근 도내에 눈이나 비가 오지 않아 강수량이 평년보다 낮아지면서 겨울 가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 오창의 한 들녘 옆 수로가 메말라 있다. / 김용수
겨울 들어 최근 도내에 눈이나 비가 오지 않아 강수량이 평년보다 낮아지면서 겨울 가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 오창의 한 들녘 옆 수로가 메말라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최근 한 달 동안 충북도내에 비와 눈이 전혀 내리지 않으면서 겨울가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 국가기후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충북지역 강수량 분석 지점인 청주·충주·제천·보은·추풍령 관측소에 측정된 강수량은 0.7㎜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1월 12일(0.2㎜)과 15일(0.5㎜) 보은군에서 기록된 수치다.

이같한 영향으로 올해는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1천 439m)에서조차 눈 구경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20일 주말을 맞아 소백산 등반에 나선 류재용(54·서울)씨는 "칼바람을 맞으며 하얗게 뒤덮인 설경을 보려 했지만 올해는 겨울 속 봄 날씨를 체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속리산국립공원 북부지소 관계자는 "정상 부근에 형성되던 상고대 역시 피지 않아 겨울명산의 명성이 무색하다"고 전했다.

 눈이 내리지 않은 데다 포근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단양 소백산 정상에서조차 설경과 칼바람이 사라졌다. 지난 20일 소백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비로봉(해발 1천439m)에서 연화봉(1천349m)을 향하고 있다. 류재용씨(54·서울 거주)는 "예년에는 칼바람과 설경을 느끼기위해 찾았지만, 올해는 겨울 속 봄날씨를 체험했다"고 말했다. 소백산국립공원 북부지소 관계자는 "정상부근에 형성되던 상고대는 물론 눈조차 보기 어렵다"며 "다른지역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밝혔다./사진제공=독자 류재용씨(서울 거주)
 눈이 내리지 않은 데다 포근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단양 소백산 정상에서조차 설경과 칼바람이 사라졌다. 지난 20일 소백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비로봉(해발 1천439m)에서 연화봉(1천349m)을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독자 류재용씨(서울 거주)

농로의 수로도 바싹 말랐다. 

21일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수로에는 폭보다 훨씬 좁은 물길이 힘겹게 흐르고 있었다. 인근에서 밭농사를 짓고 있다는 한 농부는 "수로가 이처럼 메마른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겨울에도 어느 정도 눈이 와야 봄 농사 하기가 편하다"며 겨울가뭄이 장기화되는 것을 우려했다.

청주기상지청이 발표한 충북 평균 강수량을 살펴보면 2015년 80.8㎜, 2016년 94.2㎜, 2017년 100.2㎜, 2018년 76.2㎜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측정된 2019년 겨울강수량은 31.1㎜다. 측정기간이 40여일 가량 남았지만 폭설이 지속적으로 내리지 않는 이상 강수량이 예년수준까지 오르긴 어려워 보인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올해 대륙고기압의 강도가 예년에 비해 약해 눈 소식이 대부분 서해안 해안지역에 머무는 경향을 보인다"며 내륙지역인 충북에 눈이 오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또, "들쭉날쭉한 기온변화가 눈구름을 모으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준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12월 이전에 비가 충분히 내렸고, 2월 말까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겨울가뭄이 찾아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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