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5천㎏ 무게와 사투… 왼손엔 온통 굳은살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국내 볼링계를 이끌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지근(금천고·1학년) 선수는 지난 18일 열린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을 통과하며 최연소 볼링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다.
"하루에 5~7시간 정도 연습을 해요. 2천 번 정도 공을 던지는 것 같아요."
16파운드(약 7.2㎏)의 공을 주로 사용하는 지 선수가 하루에 감당하는 무게는 1만5천㎏에 달한다. 성인 선수들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훈련양이다.
"볼링장을 하시는 아버지의 권유로 6학년 때부터 볼링을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놀이처럼 볼링을 즐기다보니 훈련도 재미있고 크게 어렵지는 않아요."
지 선수의 손 곳곳에는 그간 쏟은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양 손바닥을 펼쳐보이자 공을 투구하는 왼손과 오른손 크기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왼손 엄지손가락 주변에는 굳은살이 나고, 손가락 마디마디 뼈가 굵어졌기 때문이다.
"훈련보다는 경기에서 공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핀을 쓰러트리지 못할 때가 더 싫어요. 그렇기 때문에 연습시간은 제게 가장 소중해요"
지 선수의 승부욕은 지난해 개인전에서 금메달 8개, 은메달 2개 등 청소년 레벨의 각종 대회에서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는 원동력이 됐다. 20위 통과를 목표로 도전했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7위를 기록한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지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이규설 코치는 "연습 중 자기가 만족하지 못하면 레인 위에 주저앉아 울기도 할 만큼 집념이 강하다"며 지 선수의 승부욕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서 그는 "성인무대에서도 지근이의 스피드와 회전력은 전국 3위안에 들 정도로 좋다"며 "이미 자신이 가진 것보다 1천% 이상 해내고 있기 때문에 부상 없이 성장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지 선수가 볼링 최연소 기록을 모두 갱신하면서 지역 볼링협회의 관심도 뜨겁다. 박창영 청주시볼링협회장은 "꼬맹이 때부터 봤던 친구가 몇 년 사이에 충북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는 것이 놀랍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국내외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지 선수의 올해 목표는 개인전 성적 갱신이 아니었다. 함께 운동하는 팀원들과 5인조 단체전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같이 땀 흘리는 친구들과 함께 우승하고 싶어요. 같이 시상대에 올라 박수를 받으면 엄청 행복할 것 같아요"
지 선수는 동료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맛보고 싶다며 아직 이루지못한 팀 우승을 목표로 오늘도 16파운드 볼링공을 손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