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입맛 살린 '퓨전떡' 개발로 다변화 꿈꿔

민족명절인 설을 앞두고 청주시 흥덕구 평동 전통떡마을이 가래떡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영농조합법인 평동떡마을을 지켜온 1세대라 할 수 있는 홍순주씨와 이상숙 현 대표(오른쪽)가 밝은 표정으로 가래떡을 만들고 있다. / 김용수
민족명절인 설을 앞두고 청주시 흥덕구 평동 전통떡마을이 가래떡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영농조합법인 평동떡마을을 지켜온 1세대라 할 수 있는 홍순주씨와 이상숙 현 대표(오른쪽)가 밝은 표정으로 가래떡을 만들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31일 청주시 흥덕구 평동의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지나 도착한 평동전통떡마을은 수십년째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있다. 

마을 한켠에 마련된 떡 작업장 에서 만난 이상숙(47) 평동전통떡마을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위생모와 앞치마를 두른채 떡가래 뽑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 대표는 마을 주민들이 가져온 쌀을 물에 불리는 작업을 시작으로 빻기, 찜통에 찌기 등의 과정을 거쳐 제면기를 통해 가래떡을 완성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이곳 작업장에 하루 평균 맡겨지는 쌀은 20kg, 30포대 수준이다. 때문에 이곳에는 떡 만드는 기계소리와 떡을 찌는 고소한 냄새로 가득했다.

이상숙 평동전통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설과 추석 명절시즌에는 이곳 평동의 대부분의 주민들이 작업장을 다녀간다"며 "지난한해 수확한 작물을 이용해 떡을 만들어 조상들의 차례상을 차리는 것은 어찌보면 이 마을에 남아있는 전통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작업장 내부에 마련된 대기실에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들은 설 명절에 사용할 떡을 만들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설 명절 차례상에 올려지는 음식이다보니 지난해 직접 농사를 지은 쌀을 이용해 가래떡을 만드는 것이 이 마을의 전통이다. 

인근 주민 정모(76 여) 씨는 "매년 설과 추석이 되면 직접 수확한 쌀을 가지고 이곳을 찾고 있다"며 "아무래도 조상들에게 선보인 음식이다 보니 시중에 판매하는 떡보다는 직접 만드는 떡을 올리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은 평동을 전통떡마을 로 탈바꿈 시켰던 홍순주(80)씨도 설 명절을 앞두고 작업장을 방문했다.

그녀는 이미 일선에서 물러난지 오래지만 전통떡마을의 1세대로서 매년 설 추석 등 명절이되면 어김없이 작업장을 방문하고 있다.

홍씨는 "이곳 평동을 전통떡 특화마을로 만들때만해도 기술을 배우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닐 정도였다"며 "때문에 현재는 떡만들기를 하고 있지 않지만 여전이 떡 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떡은 예로부터 모든 경조사에 함께했던 음식"이라며 "수십년이 지나 이곳의 시설들도 현대화 등이 이뤄졌지만 떡 이라는 매개체는 여전히 마을을 지탱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주시 흥덕구 평동전통떡마을이 설을 앞두고 가래떡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이상숙 영농조합법인 평동떡마을 대표가 방금 만든 가래떡을 옮기고 있다. / 김용수
청주시 흥덕구 평동전통떡마을이 설을 앞두고 가래떡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이상숙 영농조합법인 평동떡마을 대표가 방금 만든 가래떡을 옮기고 있다. / 김용수

영농조합 1세대인 그녀는 지난 2000년 12월 14일 10여명의 마을주민들과 함께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전통떡 을 앞세워 특화마을을 선도했다. 

당시에는 수입농산물과 인공색소를 거부하고 직접 농사를 지은 햇곡식과 쑥, 치자 등 천연색소를 이용해 떡을 빚는 방식을 고집했다.

여기에 전통 떡 빚기, 떡메치기 등 전통떡 제작 체험 을 이벤트 형식으로 선보이며 지역의 대표 명소로 각광받았다.

이들의 명맥은 현재 마을 2세대들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통떡과 더불어신세대만의 개성을 살린 퓨전떡을 개발하는 등 다변화를 꿈꾸고 있다.

이상숙 평동전통떡마을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최근에는 조합원들의 아들 딸들이 떡 만드는 기술을 배우며 마을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며 이들만의 새로운 감성으로 평동은 새로운 명소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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