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상언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인터뷰] 박상언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 이지효 기자
  • 승인 2019.02.17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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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행정이 곧 예술이란 신념으로 전문성·역량 강화"
박상언 사무총장이 호주 시드니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국제교류전에 참여해 현지인에게 우리 선비정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박상언 사무총장이 호주 시드니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국제교류전에 참여해 현지인에게 우리 선비정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는 하늘의 운명에 맡김.) 선즉통의즉통(善卽通義卽通·선하면 곧 통하고 의하면 곧 통한다)'을 좌우명으로 하는 박상언(60)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늘 긍정적 사고로 직원들과도 격의없이 지내며 청주의 문화콘텐츠 개발에 골몰하고 있는 박 총장이 지난해 11월 1일 취임해 취임 100일을 갓 넘겼다. 그가 취임 후 문화도시 예비도시 승인은 물론 조직개편 등 새로운 장이 펼쳐지고 있다. 또 올 10월에 열리는 공예비엔날레 준비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이에 앞서 호주 시드니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국제교류전에도 직접 다녀왔는데 시드니에서 돌아온 지 하루만에 진행된 인터뷰로 여독이 채 풀리지 않았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인터뷰에 응했다. 견지낚시를 즐기며 고기가 아닌 시간을 낚고, 아내와 처음 만날날을 기념해 그 번호를 한번도 바꾸지 않고 삐삐시절부터 휴대폰 뒷자리로 사용하고 있는 사랑꾼이기도 하다. '예술행정은 에술이다'라는 미국 코네티컷대 경영학과 하비쇼 교수의 말을 인용해 예술행정이 곧 예술이 돼야 한다는 마인드의 박 총장을 만나봤다. / 편집자

 

▶취임한지 100일이 지났다. 취임소감은?

-백일은 여러모로 해석이 다른 시간이다. 백일잔치 때 아기를 보면 그저 신생아고, 아무것도 모르고 연약한 존재인데, 또 단군신화에선 곰이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이 될 수도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과 보낸 백일도 그런 것 같다. 모든 것을 다 파악했다 말하기엔 여전히 곳곳에서 서툴고 낯선 것들이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취임 후 백일 남짓한 시간동안 정말 많은 일이 경험하고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고 본다. 문화도시 예비도시로 승인도 됐고, 취임하자마자 개소한 콘텐츠코리아랩과 글로벌게임센터도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 얼마 전 조직개편으로 재단의 전문성과 역량을 더 강화할 준비도 마쳤다. 또 직원들과 함께 지역의 문화예술공간들을 둘러보면서 친해지기도 하고, 청주에 어떤 문화자산들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일하고 싶었던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즐겁고 신나고 두근거린다.
 

▶호주 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국제교류전 '선비의 식탁-청주의 맛과 멋 이야기'가 열리고 있다. 현지 반응은 어떤가.

-우선 한마디로 답하자면 폭발적이었다. 우리 교민들은 물론, 호주 현지 관람객까지 청주의 맛과 멋에 사로잡힌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고 흐믓했다. 지금 우리세대에게도 그럴텐데 호주 사람들에게 '선비 정신'이 얼마나 낯설겠나. 그들에게 우리의 선비들이 가졌던 기품과 배움에 대한 열망, 또 그들이 풀어낸 예술과 풍류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더니 매우 흥미로워 했다. 그리고, 그런 선비의 멋이 시작된 식탁의 맛과 그 식탁을 이루는 그릇과 소반 등 우리 공예의 아름다움까지. 정갈하고 소담한 한상에 담아 선보이니 감탄을 쏟아냈다. 워크숍에 대한 호응도 뜨거웠는데, 특히 반찬등속은 참가신청을 받자마자 하루 만에 조기 마감될 정도였다. 신선주부터 가죽공예, 도자공예 등 모든 워크숍에 관심이 높았다. 이번 시드니 전시가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올해 첫 행사였는데 스타트를 기분 좋게 끊은 거 같아 마음이 놓인다. 덕분에 시드니 현지에서 올 10월에 개최될 청주공예비엔날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오는 10월에 열리는 공예비엔날레 준비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가.

-개최 시기는 10월 8일에서 11월 17일로 이전보다 하루 더 늘어난 41일간 지금 도심재생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청주 옛 연초제조창에서 열린다. 올해의 주제는 '미래와 꿈의 공예-몽유도원이 펼쳐지다'로 정했다. 이제까지의 비엔날레 주제들을 반추해보면, 조금 추상적이고 감성적인 주제로 비쳐질 수도 있겠지만, 요즘 우리 사회에 얼마나 각박하고 비인간적인 일들 투성인가. 그런 현실에 잠시나마 꿈같은 즐거움을 선사할 공예작품을 선보이겠다는 뜻에서 비롯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안재영 예술감독이 몽유도원이라는 말에 걸맞게 공예의 이상향을 펼쳐보이겠다는 강한 의지로 작가 및 작품 섭외에 들어간 상태다. 기획전을 함께 준비할 전문가 집단도 곧 비엔날레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아마도 D-200인 3월 22일 즈음이면 올 비엔날레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또, 공예비엔날레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는 국제공예공모전이 잠시 중단되면서 많은 아쉬움과 후회를 남겼는데, 올해는 다시 부활해서 가장 트렌디하면서도 가장 미래적인 공예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여러모로 가슴 뛰게 즐겁게 준비 중이다.
 

▶새롭게 조성되는 공예클러스터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공시설 사업으로 진행중이다. 공예관련 전시, 교육, 창작, 유통, 개발연구기능의 집적화 센터로 향후 공예비엔날레 상설 전시기능도 함께 한다. 1층 아트숍에서는 유통을, 3층의 5개의 전시장에서는 전시기능을 4층에는 학예실, 창작, 교육, 창업지원센터, 수장고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재 기본 소방, 전기 등 시설을 중심으로 한 내외부 공사가 진행중이며, 7월 말에 준공이 이루어지고 10월 초에 오픈된다. 공예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과 첨단문화산업단지, 동부창고와 연계해서 365일 문화예술행사가 열리는 곳이자 다양한 분야와의 소통과 융합을 통해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도시 예비도시로 지정됐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정말 반가운 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많은 분들이 예비도시로 승인되면 바로 문화도시로 지정된다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올해 해야 할 일들이 더 많다. 우선 문화도시로 지정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또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우리 청주시민들과 충분히 공감대를 마련하고 시민들 스스로 문화도시의 시민이 되고 싶어져야 하는 게 우선이다. 청주가 문화도시 지정에 도전하면서 비전으로 삼은 게 '기록문화 창의도시 청주'다. 금속활자본으로 기록문화의 혁명을 이끈 청주가 영상과 미디어까지 기록문화의 오늘과 내일까지 선도하면서 그 속에서 창조적인 문화를 만들어내는 도시가 됐으면 하는 꿈이 담긴 비전이다. 이제까지는 시와 우리 재단이 조금은 목소리를 높였던 게 사실인데, 이제는 시민이 나서주셔야 한다. 시민들이 생각하는 기록문화의 가치는 무엇인지, 또 시민들이 그리는 문화도시는 어떤 모습인지 많이 말씀해주시고, 직접 문화사업과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실현시켜 주시다보면 자연스럽게 기록문화 창의도시 청주가 될 것이고, 문화도시 지정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얼마 전 조직개편이 있었다. 조직개편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 달라.

-2월 1일자로 조직개편을 했다. 기존의 1실 7팀에서 1실 8팀으로 업무를 세분화하면서도 전문성을 높였고 문화도시팀, 지역문화팀, 문화산업팀, 콘텐츠사업팀 이렇게 팀명도 딱 들으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연상되도록 바꿨다. 개편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우선은 문화도시 지정에 방점이 찍혀있다. 사업을 전담할 팀을 신설한 것도 그래서다. 문체부의 방침이기도 했지만, 집중할 팀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이 팀만이 문화도시 지정에 관한 모든 책임을 지는 건 아니다. 재단 전체가 이 일에 함께 할 거고, 조금 전 말씀드렸듯 시민전체가 함께 해주셔야 가능한 일이다. 개편에 담긴 또 하나의 의미라면, 문화산업분야의 강화다. 지난해 시에서 파견한 혁신기획단의 혁신계획안에 포함된 일이기도 했고, 그동안 지역문화산업 육성과 지역문화예술 진흥 이 두가지 재단의 설립 목표가 불균형적이라는 지적에 대한 자성이기도 하다. 그래서 문화산업팀과 콘텐츠사업팀 이렇게 산업분야를 두 팀으로 강화해 요즘 유행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청주 문화산업의 전초기지로 거듭날 계획이다.

 

▶직접 느낀 울산과 대전, 청주는 어떤 도시인가.

-분명 색이 다 다른 도시다. 대전과 울산은 광역이긴 하지만 문화재단의 역사로 보면 내년이 20주년이 되는 청주가 훨씬 먼저다. 그래서인지 문화예술과 문화산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고 저력 있는 예술인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 지난 100여 일 동안 지역의 예술인들을 만나 뵙고 의견을 청하면서, 이런 곳에서 이분들과 일할 수 있게 돼서 참 다행이고 영광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중앙과 광역에서 정책을 세우는데 집중했다면 청주에서는 좀 더 밀착해서 정책들을 실행할 수 있어서 좋다. 지난 석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청주가 문화적으로 얼마나 열망이 높고 에너지 넘치고 버라이어티한 곳인지 알게 됐으니 머릿속으로 그렸던 정책들을 더 신나게 실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을 어떻게 꾸려나갈 계획인가.

-내년이 20주년, 성년을 앞둔 문화재단답게 이미 저력이 있는 곳이다. 나는 그저 옆에서 거들뿐. 지난해 말 종무식에서 직원들에게 문화강연을 했었는데, 우리 모두가 리더이자 팔로어라는 말을 한 적 있다. 좋은 리더가 좋은 팔로어를 만들고, 좋은 팔로어가 좋은 리더를 만들며 좋은 팔로어가 좋은 리더로 자란다. 재단의 리더이자 팔로어로, 수평적인 리더십으로 함께 해 나가고 싶다.
 

▶청주시문화재단이 지역예술인, 시민들에게 어떤 공간으로 남길 바라는가.

-늘 문턱은 낮고, 문은 활짝 열려있는 곳. 설령 불가능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늘 꿈꾸게 하는 곳, 그리고 그 불가능해 보이던 꿈을 가능하게 만들고 실현해주는 곳. 그곳이 우리 재단이길 바란다. 지역예술인과 시민 누구나 언제든 마음 편하게 드나들고, 마음껏 생각도 표현해주시고, 함께 문화로 함께 웃는 청주, 문화도시 청주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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