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채용비리 일벌백계가 답이다
공공기관 채용비리 일벌백계가 답이다
  • 중부매일
  • 승인 2019.02.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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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권익위원회 등 정부 관계부처가 발표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충격적이다. 지방을 비롯해 전국 1천20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채용비리는 징계·문책 이상의 조치가 필요한 건수만 182건이다. 또한 비리혐의가 커 사법기관의 수사를 받게 된 기관이 31개(조사대상의 2.8%)에 직무정지 임원 3명, 업무배제 직원 281명 등 수사가 의뢰된 징계대상만 288명에 이른다. 이밖에 채용규정이 명확하지 않거나 업무 부주의 등의 단순 지적사항은 2천400건이 넘어 조사대상 기관별로 평균 2건 이상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충청권에서도 대전시체육회 등 3곳에 수사의뢰가 이뤄졌고, 충북대병원·충남대병원·충북도체육회 등 11곳이 징계요구 대상에 포함됐다. 이같은 실태는 채용관련 비리가 지역과 분야를 막론하고 만연해 있으며,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더 나아가 경찰 수사가 더해지면 비리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특별점검 이후 1년3개월간의 신규채용, 최근 5년간의 정규직 전환만을 조사했는데도 이 정도니 그동안 쌓였던, 드러나지 않았던 채용비리가 어느정도인지는 짐작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이다.

채용비리 유형도 다양해 백화점 수준인데 허위 증명서로 부당채용하고, 임시직으로 임의채용한 뒤 정규직으로 특채하거나 심사에 참여해 특정인을 뽑는 등 제멋대로 선발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공공기관의 채용비리가 이처럼 만연했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까지 채용과정이 불투명했다는 것이다. 채용정보를 감추거나 뒤늦게 공개하는 등 '깜깜이'로 진행하고, 특정인 선발을 위해 규정을 무시하고, 심사기준을 멋대로 적용하기 일쑤였다. 임원 등의 친인척에게 특혜를 준 것도 16건이나 적발돼 관리·감시 기능이 있었는지 의심스러운 수준이다.

앞서의 점검에도 불구하고 최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정 비리 의혹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이뤄졌다는 조사착수 배경 설명은 그동안 우리사회를 좀 먹고있던 이른바 적폐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졌는지를 설명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이번 기회에 외부위탁 확대, 심사위원 선정 규정 강화, 관련정보 일괄 공개 등 채용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임직원의 친인척 채용인원을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공직자에 의한 가족채용 특혜 제공을 제한하는 이해충돌방지법 제정도 추진한다고 한다.

하지만 한번 무너진 신뢰는 복구하기 어렵다.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는 해당 기관에 대한 신뢰는 물론 정부 전체의 신뢰도에도 직격탄이 된다. 이들의 채용비리에 대해 전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불법과 편법을 통한 그들만의 작당(作黨)이 도를 넘은 것도 있지만, 취업절벽을 마주하고 있는 청년구직자들에게 허탈감을 뛰어넘어 처음부터 공정경쟁의 기회마저 없었다는 박탈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갈수록 커지는 소득격차로 인한 부(富)의 불균형 등 사회적 불평등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도전의 기회조차 '그림의 떡'이 된다면 그 사회의 미래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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