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경제부장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가 경기 용인시로 최종 결정되면서 충북도와 청주시는 환영을 보이고 있는 반면 충남 천안과 경북 구미지역에서는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충남지역 주민들은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사업은 향후 10년간 120조가 투자돼 천안의 성장동력과 미래먹거리를 결정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천안유치가 무산돼 매우 안타깝다"며 "대규모 공모사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광역 및 기초단체장, 국회의원 등이 협업해 총리와 장관 등을 만나고 청와대를 방문해 국토균형발전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파격적인 조건으로 유치홍보를 해야 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천안시와 경쟁했던 청주에도 35조 신규 투자가 이뤄지고, 이천에는 20조가 투자되며 구미도 2년간 9천억원이 투자된다고 하는데 천안시만 빠진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충남도의회도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대규모 고용창출 효과와 경제성장을 동반하는 프로젝트로 현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만큼 반드시 비수도권에 유치돼야 함에도 경기도 용인으로 투자 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장 하나가 수도권에 들어서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규제 완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며, 결국 정부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경북 구미시와 구미시민단체도 즉각 반발했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지난 22일 "43만 구미시민은 수도권규제완화 방침에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현한다"며 "이는 경제논리를 이유로 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정과제를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대로 충북도와 청주시는 지난 21일 SK하이닉스의 투자계획이 발표되자 "SK하이닉스가 청주에 10년간 투자할 35조원은 투자 유치 금액으로 볼 때 도정 사상 단일규모로는 최대"라며 환영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오는 2028년까지 12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실제 330만㎡에 달하는 부지에 반도체 생산라인은 물론 부품과 소재 및 장비업체까지 대거 입주한다. 1만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각종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이처럼 반도체클러스터 위치 결정을 놓고 유치 지자체간 얽히고 설킨, 풀어야 매듭이 많다. 수도권 규제완화를 비롯해 과밀화문제,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 문제 등이 그것이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수도권 우선 정책으로 인한 국토의 비균형적인 발전에서 기인한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다.

반도체클러스터 입지 선정은 단순히 공장 하나를 결정하는 일이 아니다. 이 하나의 결정으로 이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논리와 명분이 사탕발림이었는지 진정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국가과제인지를 판가름 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보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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