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나무' 100년… 자원화 서둘러야
'미선나무' 100년… 자원화 서둘러야
  • 임정기 기자
  • 승인 2019.03.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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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기칼럼] 국장겸 서울본부장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희귀식물인 '미선(尾扇)나무'가 올해 전세계 학계에 보고된 지 100주년이 되었다.

3·1 만세운동 역시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선나무는 우리민족과 함께 일제 강점기 시련을 극복해 온 특산식물이라 할 수 있다.

미선나무는 1917년 당시 수원임업사무소 직원인 정태현 교수(전 성균관대)와 조선총독부 촉탁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 타케노신(中井猛之進, Nakai Takenoshin) 박사가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에서 최초 발견했다. 이후 2년 뒤인 1919년 나카이 다케노신에 의해 학계에 보고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선나무 학명에 '나카이'(Nakai)가 들어갔다.

미선나무는 국내에서만 자생하는 1속1종 특산식물로 열매 모양이 특이하게 부채를 닮았고 하얀 꽃이 일품이다. 향기 또한 은은하고 그윽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 식물학자들은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 '미선나무'라는 국명으로 기록했다.

충북은 미선나무에 관한 한 식물주권 중심지이다.

진천군 용정리 미선나무 군락지는 해방이 한참 지난 뒤인 1962년 천연기념물 제14호로 지정됐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이후 무단채취로 인해 그 보존가치를 잃어 지정 7년만인 1969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다.이듬해인 1970년 충북 괴산군 장연면 추점리와 괴산군 칠성면 율지리의 미선나무 자생지가 천연기념물 제220호와 제221호로 각각 지정됐다. 1990년에는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제364호), 1992년에는 전북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상서면 청림리(제370호)도 지정목록에 올랐다. 진천군은 이후 구곡리 일원과 오갑리, 그리고 용정리 일원에서 미선나무를 발견해 당시 조사관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미선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도 적색목록으로 분류하고 멸종위기종으로 등록한 보호종이다. 그런 만큼 우리가 식물주권을 가지는 매우 중요한 식물자원이라 할 수 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최근 국회에서 '미선나무 100년을 통해 본 우리나라 특산식물'을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이 열리는 등 미선나무가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미선나무를 비롯한 국내 특산식물의 보존과 자원으로서의 가치 발굴은 식물주권 확보뿐만 아니라 지구상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미선나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특산식물의 현황과 보존, 활용방안에 대한 국내 논의는 아직까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미선나무의 잎과 열매의 추출물은 항암 및 항알레르기 치료제로 쓰이는 등 산업적 활용가치가 높다. 심포지엄에서 중원대학교 제약공학과 박재호 교수는 "알콜성 간 기능 개선과 비만성 항당뇨 효과에 대한 연구는 특허출원을 마친 상태며, 골다공증 개선효능과 뇌종양 치료와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도 분석하고 있다"면서 "미선나무는 의약품, 화장품, 식품 등 천연기능성 소재로 6차산업화에 활용되기에 좋아 재배농가와 관련산업,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정기 국장겸 서울본부장
임정기 국장겸 서울본부장

지금 선진 유럽 등 세계 각국은 특산식물(endemic plants)의 자원화를 위한 움직임이 거세다.

'미스킴라일락(Syringa patula Miss Kim)'이라는 꽃이 있다. 미국 군정청 소속의 식물 채집가 미더(Elwin M. Meader)가 북한산 백운대 바위 틈에서 자라던 털개회나무(Syringa patula)의 씨를 가져가 품종을 개량한 꽃이다. 보기 좋고 향기가 좋아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매년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미스킴라일락'을 수입하고 있다.

우리 토종 희귀식물인 미선나무가 제2의 미스킴라일락이 되지 않도록 보호 육성하고 산업화 자원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본격 찾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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