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현란했던 꽃의 향연이 끝난 자리에 녹음이 하루하루 짙어가는 오월.

노란 유채꽃 무리속에서 충북 미인선발대회가 열렸다. 지평선에 노을이 스러지자 수십만 개의 등이 점화되고 그 순간 조형물과의 아름다운 조화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개막식에 이어 각계각층의 심사위원님들과 도지사님을 비롯한 충북의 지도자급 어른들이 대거 참석하니 과연 충북의 대 제전답게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다.

충북의 대표미인이 되기 위해 한껏 치장한 후보들의 몸매가 늘씬하다. 자기만의 개성을 살린 경연에 사뭇 긴장감이 커진다.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하지만 미인은 그 시대 동경의 대상인 것만은 확실하다. 미인선발대회에서 뽑힌 미녀들의 몸매를 흠모하여 노소를 막론하고 다이어트 열풍이 부는 것도 건강상의 이유를 제외하곤 미녀의 기준에 따라 성행한다. 당나라의 현종이 뚱뚱한 양귀비를 좋아하니 모두들 비만녀가 되었다는 일화도 있다.

옛날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풍만한 몸매가 미의 기준이 되었다. 이는 다산의 소망으로 건강한 모체의 필수조건이었을 게다. 서양의 미를 대변하는 비너스상이나 명화에서 보여 지는 여성들은 거의가 다 풍만한 육체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외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인성이요, 인덕이요, 인품이리라. 외모에 걸맞는 지적미도 함께 갖추어야 진정한 미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원로 문인이 쓴 수필에 보면 중국에서 전해오는 미인의 조건을 3과 관련하여 조목조목 짚어 흥미로웠는데 대표적인 것이 삼백(三白), 삼흑(三黑), 삼홍(三紅)이다.

간단하게 풀어보면 삼백은 살결, 이빨, 손은 희어야 하고, 삼흑은 눈동자, 눈썹, 속눈썹이 검어야하며, 삼홍은 입술, 손, 손톱은 붉어야 한다고 했다.

요즈음 미인의 기준과는 다른 것도 있겠고, 비슷한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건강미가 겸비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다이어트에 열중해서 골밀도의 기준치가 낮아지고, 심지어는 가임여성들의 불임이 심각하단다. 한창 고른 칼로리가 필요한 시기에 섭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큰 이유가 된다고 하니 보통일이 아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저 출산율이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현시점에서 미의 기준도 건강한 사회로의 안내자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건강한 어머니가 있어야 건강한 아이들이 태어나고, 건강한 아이들이 자라나야 건강한 국민이 되지 않겠는가. 나는 아들만 둘을 둔 탓에 어여쁜 여자애들을 보면 그저 예쁘기만 하다. 이번 충북미인선발대회에는 나와 가깝게 지내는 친구 딸이 후보에 있어 더 관심이 간다. 친구 딸 세정이는 화장을 않고 맨얼굴 심사 때 꾸밈없는 순수 미에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비록 본상은 아니었지만 미스 비엔날레의 상을 청주시장님으로부터 수상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았다. 미인으로 뽑힌 사람이나 뽑히지 못한 사람이나 외모와 내면에 진선미를 고루 갖추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꼭 덧붙이고 싶은 말은 미인의 아름다운 조건은 자연미와 건강미라 이르고 싶은 것 또한 어머니의 마음 탓만은 아닐 듯싶다.

/ 수필가 김민자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