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공부…” 스트레스 훌~훌~

스승의 날을 앞두고 청주 대성여상 음악교사 조영수 선생님(39)은 요즘 더욱 신이 났다.

10년전 자신이 대성여중에서 담임을 한 윤가영(청주대학교 음악교육과 4)씨가 이제는 어엿한 교생 선생님이 되어 한 학교에서함께 근무하기 때문이다.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2일 1교시 음악실에는 조 선생님과 윤 교생, 학생들의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수업은 굿거리 장단을 공부하는 시간.

조 선생님은 장고를 치고 학생들은 책상을 두들기며 장단을 익힌다.

조 선생님으로부터 ‘이쁜이’라고 지명을 받은 한 학생이 일어나 장고 소리에 맞춰 ‘덩기덕 쿵더더덕, 덩기덕 쿵 더더덕’을 크게소리내자 교실은 금새 ‘까르르’ 웃음이 넘쳐난다.

이론 공부에 이어 뱃 노래를 다 함께 목청 높여 소리내는 모습이 제법 실력있어 보인다.

수업이 끝나기 5분전.

드디어 기다리던 노래방 시간이 오자 수업 분위기가 한결 생기가 돈다.

학교에 노래방 기기가 있다는 것이 이상하지만 조 선생님은 수년째 근무 학교마다 노래방 기기를 싸들고 이사를 다니고 있다. 음악실 천장에는 조명불이 돌아가고, 탬버린까지 갖춘 게 영낙없는 노래방이다.

학생들의 극성(?)스런 성화에 못이겨 조 선생님이 ‘사랑의 트위스트’를 부르자 여기저기서 우뢰 같은 함성과 함께 박수를 치는모습이 전혀 상상안가는 수업 분위기다.

이번엔 1학년 8반 학생중 노래를 가장 잘하는 효진이와 춤을 잘 추는 보남이가 나와 ‘착각의 늪’을 부른다.

다른 친구들도 노래 리듬에 빠져들면서 박수와 함께 춤을 추는 등 이내 교실은 흥겨운 난장판(?)이다.

여기에 더해 조 선생님과 윤 교생도 함께 몸을 흔들고 탬버린을 치며 학생들과 하나가 된다.

수업이 끝나자 학생들은 무척 아쉬워하면서도 즐거운 표정으로 음악실을 나선다.

홍윤빈 학생은 “음악 선생님요. 우리 학교 인기 ‘짱’이에요. 다른 애들도 모두 음악시간을 너무 재미있어 해요”라며 “무엇보다도 선생님이 우리를 잘 이해해주시 잖아요”라고 말했다.

4년전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대학진로를 상의하기 위해 선생님을 찾아뵌 뒤, 일부러 대성여상으로 교생실습을 나온 윤 교생도 선생님 자랑을 아끼지 않는다.

윤 교생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신 게 없으신 것 같아요. 그때도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 했어요”라며 “자신이 음악교사가 되려는 꿈도 조 선생님의 영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조 선생님은 “공부는 즐겁고 재미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교사가 때론 개그맨이 되어야 한다”며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음악시간만이라도 스트레스를 다 풀어버리고, 다른 시간에 좀 더 집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직 교사이면서 트롯트 가수로 데뷔해 제2집 음반까지 낸 조 선생님은 휴일이면 지역 경로행사에 참가해 노래를 부르는 ‘끼’ 선생님이다.

10년전 제자와 선생님이 만나고, 학생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한 학교의 미래를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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