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임현숙 보은 수한초등학교 교사

메이커(Maker)는 '브랜드'란 뜻과, '만드는 사람'이란 의미로도 쓰인다. 메이커 운동의 허브역할을 하는 테크숍(Techshop)의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해치'는 저서 '메이커 운동 선언'에서 메이커와 메이커운동을 설명했다.

"발명가, 공예가, 기술자 등 기존의 제작자 카테고리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손쉬워진 기술을 응용해서 폭넓은 만들기 활동을 하는 대중을 지칭한다."

3D프린터, 레이저커팅기 등 보편화된 첨단기기, 오픈소스 등 대중화 되어 많은 프로그램을 이용·개선하여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수월해졌다. 다품종 소량생산인 현대사회에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가진 개인은 생산자가 되기도 한다. 3D프린터로 비행기부품을 만들기도 하고, 오픈소스로 10살짜리 초등학생이 게임을 개발하기도 한다. 미국 12세 소년은 자신의 놀이방을 실험실로 개조해 인터넷으로 핵융합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이베이에서 장비와 부품을 구입해 소형 핵융합 원자로를 만들었다고도 한다.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의 습득은 더 이상 예측할 수 없는 미래사회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급격한 사회변화의 속도도 따라가지 못한다. 교육현장에서도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닌 학습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자신만의 방식과 생각대로 어떤 문제를 만나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자 중심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이 미래교육으로 바뀌어가고 있고, 이러한 미래교육의 대안으로 요즘 '메이커교육'이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을 넘어서 스스로 문제를 찾아 직접 해결함은 물론 소비자에서 생산자로의 변화까지 꾀하고 있다. 실제 요즘 초등학생들도 이미 유튜버라는 도구를 통해 지식의 생산자가 되어가고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다양한 문제해결과정을 통해 구현한다는 것은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핵심인재인 '창의융합형 인재'와도 일맥상통한다.

임현숙 보은 수한초등학교 교사

식수가 부족한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덴마크 기업가 CEO미켈은 3단계 필터로 이루어진 길이 25cm정도의 휴대용 여과장치 '라이프 스트로우'를 만들었다. 한스 헨드릭스와 피에트 헨드릭스 형제는 바퀴모양의 물통인 '큐드럼'을, 이탈리아 디자이너 아키텍쳐 앤 비전팀은 에티오피아 물부족 해결을 위해 높이 10m 꽃병 모양인 '와카워터'를 만들었다. 인간의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향상시키고, 타인의 어려움을 헤아리는 마음을 담은 '착한 발명', '적정 기술'을 말한다.

아주 작은 생각의 전환으로 더 좋은 세상의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착한 발명'이 '메이커교육'의 시작인 셈이다. 생활 속 불편함을 찾아보고, 그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직접 만들어보는 발명, 누군가의 어려움을 헤아리는 따뜻한 마음을 담은 발명으로 'Maker'가 되어보자. 지금 머릿속을 스쳐가는 작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여러분은 이미 'Maker'로서의 자질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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