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 추락사고' 되풀이는 안된다
'비상구 추락사고' 되풀이는 안된다
  • 중부매일
  • 승인 2019.03.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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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래방 추락사고가 발생한 비상구 밀실공간은 2개의 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로·세로 폭이 1m 남짓이다. /신동빈<br><br>
노래방 추락사고가 발생한 비상구 밀실공간은 2개의 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로·세로 폭이 1m 남짓이다. /신동빈<br><br>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과 업소는 불특정 다수가 별다른 규제없이 활동을 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다. 그런 만큼 이에 대한 대비와 점검은 늘 최우선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안전상의 문제가 우려되어도 평소에는 이렇다할 조치없이 흐지부지 넘어가다가 매번 사고가 반복될 때에만 경각심을 환기시키거나, 때 늦은 조치를 취하는 뒷북·늑장대처가 새삼스럽지 않을 정도다. 여기에 안전문제를 소홀하게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이 더해지면서 안전불감증에 의한 대형사고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청주시 흥덕구의 한 노래방에서 벌어진 비상구 추락사고는 이러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안전불감증의 또다른 사례로 기록될 듯 싶다. 중상을 포함해 무려 다섯명이 다친 이번 사고는 우리사회가 얼마나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건물 2층이라고는 하지만 문만 열면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어 곧바로 추락할 수 있는 구조라면 화재 등 긴급상황시 안전과 생명을 지켜줄 '생명의 문'이라 부르기 민망하다. 더구나 건물 안쪽으로 방화문이 따로 설치된 이중문 구조지만 이번처럼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별다른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번 사고가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다른 모든 안전사고도 그렇지만 미리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 12월 다중이용업소 비상구 추락사고가 거듭되자 정부에서 추락 방지장치 의무화를 시행했지만 기존 시설에 대한 2년 유예기간중에 이번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즉, 안전장치 설치를 위한 시간을 준 것인데 1년4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안전조치 필요성의 지적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설마'라는 방심과 '아차'라는 실수가 이번 사고의 본질인 것이다.

더구나 이같은 비상구 추락사고는 어느 곳에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만큼 후속조치와 대처를 안일하게 넘겨서는 안된다. 이번 사고장소처럼 건물밖과 연결된 이중문 구조의 '부속실형' 비상구가 설치된 충북도내 다중이용업소는 1천곳이 넘는다. 2년전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졌지만 그동안 아무런 추적관리가 없어 현재 상황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매년 실시되는 이들 업소의 비상구 소방조사현황에서 지난해 372건 등 최근 3년간 620건이 넘는 조치가 취해졌다는 사실은 여전히 비상구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사회의 안전사고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되풀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전장치 미비로 인한 비상구 추락사고도 마찬가지다. 유예기간과 관계없이 이들 비상구가 안전을 지키는 제역할을 하려면 지금 당장 그 되풀이를 끊어야 한다. 안일한 대처와 방심이 가장 먼저 떨쳐내야 할 대상이다. 점검과 단속에 나설 소방인력 부족을 탓하기 전에 이들 업소의 자발적인 설치 노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비상구가 제대로 된 '생명의 문'이 되기 위해서는 안전장치 보다도 안전의식과 안전관리의 장착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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