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화 브랜딩사업 일환 '이 생명 다하도록' 출간
한운사 작고 10주기, 극작가·소설가·작사가의 삶 재조명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드라마와 영화 극작가, 소설가, 작사가, 시인, 언론인 등 경계를 넘나들며 이름을 떨쳤던 충북 괴산출신 고(故) 한운사 선생의 삶과 문화가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변광섭(청주대 겸임교수), 송봉화(사진작가), 강호생(화가) 세 명의 지역 작가가 한운사 선생의 삶과 문화를 글, 사진, 일러스트가 있는 한 권의 책 '이 생명 다하도록(도서출판 달밭)'에 담았다. 이 책은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의 충북문화콘텐츠 브랜딩 사업 일환으로 출간됐다.

'콘텐츠의 전설 한운사 다시보기'라는 부제의 이 책은 한운사 선생이 겪어온 시대의 아픔과 주옥같은 작품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 북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에서부터 6·25전쟁, 근현대를 아우르는 작가의 80여 년 삶을 통해 절망의 벽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달려온 문화의 힘을 웅변하고 있다.

한운사 선생은 1923년 괴산군 청안면 읍내리에서 출생했으며 청주 상업학교(현 대성고)를 졸업했다. 일본으로 유학 중 학도병으로 끌려갔는데 "내가 학도병으로 가면 2500만 조선의 동포들은 안전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했다가 심한 고초를 겪었다. 해방 후 서울대학교 문리대 재학 중 1946년 문단에 등단하고 1948년 KBS 라디오드라마 '어찌하리까'로 방송에 입문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일일 TV드라마인 '눈이 내리는데'를 비롯해 일제의 만행과 아픔을 담은 '현해탄' 시리즈와 6·25의 상처를 담은 '이 생명 다하도록'은 해외로 수출까지 했으며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는 온 국민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그가 쓴 작품만 200여 편이 넘는다. 배우 신성일 씨를 발탁하고 영화감독 신상옥·임권택 등과 작업을 하는 등 한국의 영상발전에 헌신했다. 방송문화상,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각본상, 백상예술대상 극본상, KBS 대상 등을 수상했고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을 15년이나 맡았다.

한운사 선생은 2009년 8월 11일, "내가 죽거들랑 단 한 평의 땅이라도 나를 위하여 헛되이 쓰지 말라. 나는 한 가닥 구름으로 사라질 것이다"라는 유언을 남기고 영원히 잠들었다.

이 책은 한운사 선생이 태어난 시점부터 작고할 때까지의 역사적 사실과 작품의 주요 내용, 어록 등을 글과 사진과 일러스트로 엮었다. 책속에 QR코드 넣어 대표작을 직접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나를 위해 한 평의 땅이라도 헛되이 쓰지 말라", "기쁨을 돈에서 찾는가, 바보같은 인간들아", "돈만 아는 너는 내 장례식에 절대로 오지 말라", "내 이럴 줄 알았어. 역시 한 조각 구름인 것을", "자기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진짜 사기꾼이다",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지"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주옥같은 그의 어록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변 씨는 "한운사 선생이야말로 대한민국 콘텐츠의 뿌리이자 정신임에 틀림없지만 너무 쉽게, 너무 빨리 잊혀졌다"며 "올해가 한운사 선생 작고 10주기이기인데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청안에 위치한 한운사기념관이 관광자원으로 특화되고, 한운사예술제 등 다양한 사업으로 이어지도록 하며, 지역의 주요 인물을 테마로 한 문화콘텐츠 특화사업이 활기를 띠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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