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농가인구 50%가 60세 이상… 작년에만 2천가구 줄어

제천시 공무원들이 농촌인구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위해 오는 6월 말까지 농촌일손돕기에 나선다.
제천시 공무원들이 농촌인구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위해 오는 6월 말까지 농촌일손돕기에 나선다.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곧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일할 사람도 없으니 농사 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죠. 수 년 내에 농사일도 못할 것 같습니다."

청주시 오송에서 50여년간 농사일을 해온 A(67)씨는 매년 규모를 줄이고 있다. A씨는 무일푼으로 농사일을 시작해 지금은 오이, 애호박 등 시설재배 원예작물을 집중육성하는 지역의 대표농민으로 알려져 있지만 매년 출하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A씨가 규모를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일손 부족'이다. 한 해씩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몸은 노쇠해지고 있지만 함께 일할 젊은 일손들은 농촌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수십여곳에 달했던 작목반도 이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다"며 "고령화된 농촌은 더이상 일할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분평동에서 계절별 특화작물을 생산해온 B(64)씨 역시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평생을 생업으로 농사일은 한 B씨는 최근 '소소하게'라는 말을 버릇처럼 하고 있다. 한때 비닐하우스 수 십동에 농경지 수만㎡를 운영하는 등 지역의 '부농'으로 소문나 있었지만, 최근에는 비닐하우스 3동만 유지하는 등 규모를 대폭 줄였다.

B씨는 "정말 힘든줄도 모르고 평생을 농사일을 하며 자녀도 다 키워냈다"며 "그러나 자녀들이 농장을 물려받을 생각이 전혀 없고 농촌이 고령화돼 젊은 일손이 없어 대부분 정리하고 일부 소일거리 정도로 할 수 있을 정도로 농장의 규모를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충북도내 농촌이 고령사회에 접어면서 농가수와 경작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17일 통계청의 2018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북은 2017년 대비 2018년의 농가 감소폭이 -2.7%로 전국에서 3번째로 컸다. 반면 전남(-0.9%), 강원(-1.4%) 등은 비교적 감소폭이 적었다.

지난해 도내 농업에 종사하는 가구는 7만1천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7만3천가구에서 1년만에 2천가구가 줄어든 것이다.

경영형태별로 구분하면 논벼농가의 수가 2만3천가구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과수 1만5천가구, 채소·산나물 1만4천가구, 식량작물 8천가구, 특용작물·버섯 5천가구, 약용작물 1천가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농가 인구 역시 크게 줄었다. 도내 농가인구 수는 2012년 20만2천735명에서 2017년 17만3천436명으로 5년새 2만9천299명 줄었다. 그러나 2018년 16만4천387명으로 집계되며 1년만에 9천여명이 줄어드는 등 농가 인구 감소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전체 농가 인구중 70세 이상은 4만7천121명으로 가장 많았고 60세이상 69세미만도 4만6천78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도내 전체 농가인구의 50%가 60세 이상의 고령농으로 구성돼 있어 농촌이 심각한 고령사회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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