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5 준공 후 장기거주 현장 근로자 한번에 빠져 나가
호황이던 청주 봉명동·오창 공실 넘쳐나 집주인 골머리
최신 오피스텔·기숙사 증축에 불황 겹쳐 대학가도 '울상'

/신동빈
봉명동 원룸 임대사업 관련 사진. /신동빈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그동안 수요가 많아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청주 흥덕구 봉명동, 오창 일원 원룸 임대업자들이 공실로 넘쳐나 울상을 짓고 있다.

청주지역 내 굵직한 공사현장의 임시숙소 수요로 호재를 누렸던 이전과 달리 SK하이닉스 M15 청주공장 준공과 함께 외지 인력이 한순간에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가 주변 일대에 벌어지던 '방 구하기 대란'이 예년같지 않고 공실이 생겨나고 있다. 대학가에 주변에 위치한 5~7㎡대 원룸의 월세가 평균 20만~30만 원대에 형성되고 있으며,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의 여파로 부동산을 찾는 학생의 수요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룸 밀집지역 매물 '홍수'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봉명동, 산남동 등 원룸 밀집지역의 매물이 눈에 띄게 늘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청원구 오창읍이다.

봉명동과 더불어 대단위 공사현장 근로자들의 임시숙소 수요로 수혜를 입었던 이 지역에 최근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현장근로자들이 대거 빠져나간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곳에서는 지난 2년여 간 매물을 찾기가 어려웠다.

인근 SK하이닉스 M15공장 건립과 청주테크노폴리스 택지개발·지구내 아파트 건설 등에 따른 공사장 현장근로자들의 수요가 풍부했던 탓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회사 자체 임시숙소를 운영하지 않아 인근 봉명동 원룸촌으로 몰려었다. 또한 복대동 일원도 현장 근로자들이 숙소를 찾기 위해 1년간 월세를 한꺼번에 지불해 방을 구했다. 이곳에서 방을 구하지 못한 수요자들의 발길이 오창으로까지 옮겨가면서 해당 지역에서는 신축 원룸 매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봉명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SK하이닉스나 청주테크노폴리스 등에 굵직한 공사가 진행되고, 이들 현장 근로자들의 전체 수요를 청주권내에서 감당하지 못하다보니 오창 인근 원룸이 수혜를 봤었다"며 "그러나 지난해 말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외지 근로자들이 썰물처럼 한꺼번에 빠져나가 경기는 다시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대학가 원룸촌도 심각, 집주인 '골머리'

이밖에 대학가 원룸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학령인구 감소로 전국의 대학이 정원 감축을 전개, 유독 지방대학의 학생 수가 줄면서 그만큼 원룸 수요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가 주변에 투자형으로 최신식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생기고, 대다수의 대학이 기숙사 증축하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진 상황이다.

이처럼 원룸 공실율이 높아지자 대학가는 직접 세입자 구하기에 나선 집주인을 중심으로 호객 행위를 하는 사태까지 비일비재하다.

대학가 원룸촌의 경우 10달치 방값을 작년보다 20만~30만 원 내렸지만 여전히 일부 원룸은 공실이 발생해 집주인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청주 우암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학가 원룸의 세입자 구하기 경쟁이 더 치열하다"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정원감축과 신축 원룸·다세대 주택 난립 등이 이런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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