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김강중 기자〕대전시교육청 감사관실 소속 장학사가 학교 교직원을 상대로 한 청렴 특강에서 "교장의 '갑질'을 막기 위한 여러 규정을 이용하는 '을질'도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3일 낸 보도자료에서 "지난달 30일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 진행된 청렴연수에 강사로 나온 장학사가 '요즘 학교장의 갑질이 심각하다고 언론에 많이 보도되고 있는데, 교장의 갑질을 막기 위한 여러 규정을 이용하는 을질도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갑자기 분위기가 얼어붙자 강사는 사태를 수습하듯이 급히 화제를 돌렸다"며 "연수에서 '을질' 운운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감사관실 관계자를 즉각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그러면서 '갑질'과 '을질'에 대한 교육청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사용자 지위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청렴 및 '갑질'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을 처음부터 다시 하라고 요구했다.

전교조 측은 해당 학교에 근무하는 한 교사로부터 '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의 발언이 최근 빈발하는 교장들의 '갑질'을 두둔하는 느낌이 들어 아주 기분이 나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강의를 들은 또다른 학교 관계자는 "장학사의 강의 중에 그런 발언이 있어 일부 선생님들에게 오해를 살만한 부분이 있었다. 전체적인 맥락은 '갑질'과 '을질'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교 내 소통과 배려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해당 장학사는 "일부 학교현장에서 교장 선생님의 정당한 지도행위에 대해 이런저런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있어 이런 부분들이 '갑질'이나 '을질'이 동전의 양면성과 같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 이런 문제가 없어진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지 '갑질'을 옹호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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