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자문회의 없이 외부 공개 물의

유관순 열사가 태극 문양이 잘못 그려진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부르고 있다./송문용
유관순 열사가 태극 문양이 잘못 그려진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부르고 있다./송문용

[중부매일 송문용 기자] '엉터리 태극기'로 물의를 빚은 천안시 제작 '유관순 열사 애니메이션' 이 자문위원회 최종 검토 없이 시청 로비서 상영하는 등 외부 공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애니메이션 자문을 맡았던 한 위원으로부터 확인됐다. C자문위원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등 두 번 자문회의를 열고, 정작 애니메이션이 완성된 후에는 자문회의를 열지 않고 천안시가 공무원 시사회를 여는 등 외부에 공개해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그는이 때문에 자문회의 명단에서 자신을 삭제해줄 것을 공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애니메이션은 맨 뒷부분에서 자문위원 5명의 이름을 밝히고 있다.

애니메이션 속 '엉터리 태극기'가 밝혀지자 시민들 질타가 쏟아졌다.

천안 향토사학자 임명순 씨는 "국가보훈처가 6월 호국보훈의 달 홍보포스터에서 태극기 경례 모습을 그리면서 큰 실수를 하더니 천안시가 이런 실수까지 쫓아가고 있다"며 혀를 찼다. 보훈처 포스터는 시민들이 오른손이 아니라 왼손을 가슴에 대고 국기에 경례하는 모습을 그려 있어 국민들의 비난을 샀다.

시민 김모씨는 "유 열사가 잘못된 태극기를 손에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모습이 박물관·도서관 등에 배포됐을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공식 배포 전에 언론 지적으로 바로잡게 돼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촉박한 제작 일정 때문에 제작용역업체인 충남문화산업진흥원이 최종 자문회의를 빠뜨리는 실수를 했다"고 해명했다.

시 문화산업팀은 자문회의에 참가하도록 돼 있어, 애니메이션이 최종 자문회의를 거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천안시청 로비서 시험 상영 중인 애니메이션은 첫부분에서 "개선 사항이 있으면 문화산업팀에 연락해 달라"고 알리고 있다. 시는 6월 초 이미 시 공무원 대상 시사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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