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 서울 등 전국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손순옥 화가가 19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손 화가는 2011년부터 작업해온 '온힘(Total energy)'을 주제로 2016년 18번째 개인전 후 3년만에 다시 '온힘(Total energy)'으로 서울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3일부터 9일까지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개인전 '온힘(Total energy)'은 그동안 작품 소재로 삼아왔던 채송화의 줄기와 뿌리에 더 큰 의미를 두고 그것을 '길'로 해석해 '맞닿아 있는 힘·맞닿아 있는 길'로 존재를 확장했다.

손 화가는 그 줄기를 생명력 있는 핏줄과 혈관으로 표현해 그를 통해 온몸으로 흐르는 사람의 길에 대한 탐색을 표현했다.

손 화가는 작은 채송화에 집약된 에너지를 온전한 힘으로 '온힘'(Total energy)을 표현해 생명·평화 의미는 맞닿아 있는 존재로부터 진화하는 과정임을 인식한다. 손 화가 스스로 채송화 꽃이 돼 마음대로 해체하고 변형시켜 즐기고자 했다. 자연과 문명의 조화, 우주 내의 모든 존재에 대한 평등함을 꿈꾸는 세계관의 표현이다.

"제가 1996년 남편과 생 이별을 하고 남편을 그리다 숨을 거둔 한 분단 여인을 '여성과 삶'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그때 그 분의 슬픔이 너무 큰 충격으로 남아 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요. 남·북이 연결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70년 동안 갈라져 있잖아요. 남과 북이 맞닿아 있는 힘을 발휘할때는 더 큰 에너지를 발휘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담아봤어요."

3년 동안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손 화가 자신이 꽃이 되고 그 아픔과 슬픔이 줄기와 뿌리로 승화돼 아픔을 치유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손 화가에게 선한 마음을 비추는 꽃밭 같은 세상, 꽃길로 흐르는 깨달음은 '화엄'을 향한 길이 되고 있다. 작품 불일불이(不一不二), 일다불이(一多不二)시리즈는 '데칼코마니' 방식으로 한 번에 찍어낸 화면 안에는 다채로운 색채가 존재하며 부분 부분 다른 시각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 될 수 있다. 하나이면서 여럿, 하나와 여럿이다. 존재하는 본질 하나 안에 흐르고 겹치고 규칙이 생성되며 분리되기도 하고 융합한다.

손 화가는 '바람이 다니는 길', '꽃노을', '초여름 오솔길', '여명-새벽길' 등 삶의 길에서 만나는 존재를 다양한 모습의 채송화로 표현한 작품 20여 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전승보 미술평론가는 "그의 채송화는 낱낱의 꽃들이 드넓은 산야에 재기발랄하게 피어나는가 하면 또 어떤 것은 삶의 거미줄 같은 통로를 기반으로 표현됐다"며 "즉 개별적 존재가치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동시에 얽히고설키어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퍼져가는 줄기를 부각시킴으로서 개체의 고립을 넘어선 연결과 공존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되는 채송화는 '온 힘'시리즈에 이르러서는 개체적 생명에너지가 공동체적 에너지로 승화돼 발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화가는 작은 것들을 다시 보게 하고, 다시 느끼게 하므로 자기 존재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기록이거나 진술의 방식을 화면에 구축한다. 이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 관심, 포용력을 갖기 위한 자기 노력의 과정으로 미술의 진정성을 대중과 함께 소통하는데 두는 민족미술의 맥을 일관되게 지켜가고자 함이다.

손 화가는 현재 충북여성미술작가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충북민족미술협회, 충북판화가협회, 무심회화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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