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청권의 관문이자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산업의 산실인 오송 활성화에 전기가 될 청주전시관 사업이 속도를 내게 됐다. 공식적으로 사업 시작을 의미하는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이다. 철저한 예산집행 주문이 덧붙은 조건부이지만 하루라도 서둘러야 할 상황인 만큼 이번 심사 통과로 토지보상 등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당장 감정평가와 현장실사를 거쳐 내달부터 보상에 들어가 늦어도 내년 4월전에 토지수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내년 상반기 건축공사를 시작해 오는 2023년에는 전시관 문을 열겠다고 한다.

일견 사업속도가 매우 빨라 보이지만 지금의 추진일정은 당초 계획보다 적지않이 늦어진 것이다. 따라서 충북도 등 사업주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오송 화장품산업단지 추진이 본격화되고 오송3산업단지의 국가산단 지정도 단계를 밟아가는 등 주변 여건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압박요인이다. 그런 만큼 바이오산업 거점이자 충북 미래를 이끌고 갈 오송의 랜드마크가 될 청주전시관에 거는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전시, 회의, 박람회 등 충북 MICE산업의 요람에 그치지 말고 화장품 등 충북의 바이오 산업을 알리는 전초기지가 돼야 하는 것이다.

KTX 오송역 인근 20만5천㎡에 지어질 이곳에는 1만여㎡의 전시실을 비롯해 연건축 면적 4만㎡에 상업시설과 지원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총 사업비 1천700억원이 투입되는 청주전시관의 가장 큰 장점은 오송역을 통한 전국적인 접근성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근에 위치한 오송 1·2·3단지, 화장품 산업단지는 물론 멀리 충주까지 인프라가 구축된 충북의 바이오산업을 국내와 세계시장에 알리는 창구로 거듭날 수 있으며 그렇게 돼야 한다. 이는 청주전시관이 바이오와 화장품 등 인근 지역에 터를 잡고 있는 산업들이 꽃을 피울 수 있는 공간이 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한 첫걸음은 오송지역의 산업지원 기능 활성화다. 인근에 산업단지가 꾸며지고, 기업들이 입주해와도 교육·의료·교통 등의 복지시설은 고사하고라도 주거환경조차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면 빛 좋은 개살구다. 지역경제에도 별 도움이 안된다.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휴식공간이 마련되고 무엇보다 머물 수 있는 공간이 꾸며져야 삶의 터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오송은 반쪽에 불과하다. 밥 한그릇도 맘 편히 먹기 어렵고 쉴 곳조차 별로 없는 형편이고 보면 오송을 바이오 메카로 꾸미겠다는 충북도의 구상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행사때마다 수만명이 찾아와 거리를 채우고, 전세계 관련 업계 인사들이 머무르면서 돈을 쓰는 오송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이 활동하고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 시설이 바로 청주전시관인 것이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오송역사에 펼쳐졌던 오송화장품엑스포만 봐도 전시장의 필요성은 차고 넘친다. 철도역사의 빈 공간에 겨우 꾸며진 전시시설은 비좁고 초라하기만 하다. 국제행사라면서 언제까지 이런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지역에 꼭 필요한 공익용 공공시설인 만큼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관점에서 이를 바라봐야 할 것이다.

키워드

#사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