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시민단체 '끝없는 평행선'
청주시-시민단체 '끝없는 평행선'
  • 신동빈 기자
  • 승인 2019.07.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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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개발 파고든다… 피해는 '시민 몫'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 매봉공원의 한 토지주가 내 걸은 등산로 폐쇄 알림 현수막.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 매봉공원의 한 토지주가 내 걸은 등산로 폐쇄 알림 현수막.

오는 2020년 7월 공원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청주시가 추진중인 민간개발사업(민간공원개발특례)이 지역 시민사회단체에 발목이 잡혀 각종 부작용이 예상된다.

시와 시민단체가 공원개발 방식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동안 해당 토지 소유자들이 등산로 폐쇄 등 재산권 행사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와 시민단체는 지난 12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도시공원위원회 5차 회의에서의 물리적 충돌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구룡산살리기시민대책위원회 등 일부 시민단체는 회원들이 회의장에 진입하는 과정에 시 푸른도시사업본부 여성직원들과 몸싸움을 빚은 것과 관련해 지난 17일 반인권적 '젠더폭력(특정 성의 증오를 담고 저지르는 신체적·정신적 폭력)'이라며 시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푸른도시본부 여성직원들은 이를 즉각 반박하며 시민단체에 사과를 촉구했다.

여성 직원들은 "여성공무원 인권문제를 가지고 도시공원 문제에 악용하는 행위를 그만하라"며 "대책위의 폭력적인 모습에 놀라고 두려움에 떨었던 직원들이 많았던 것에 사과하길 바란다"고 반발했다.

시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민·관거버넌스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체회의 등 18회에 걸쳐 토론을 벌인 끝에 기본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거버넌스에 참여한 일부 시민위원과 시의원이 이를 승복하지 않으면서 거버넌스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이후 구룡공원 민간개발을 위한 사업 제안을 접수한 시는 도시공원위원회 자문을 받으려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시민단체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도시공원위의 자문 회의는 무산했다.

이처럼 시와 시민단체가 수개월 동안 논쟁을 벌이는 사이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했던 토지소유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서원구 모충동 매봉공원 토지주 등 매봉산공원민간개발촉구수곡 2동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7일 "수십년 동안 자신의 토지를 등산로 등으로 강제 무료 개방하고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았음에도 세금은 자비로 내야 하는 비상식적인 공원법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며 "토지주들은 헐값에 토지를 강제로 빼앗으려는 시의 매입 계획을 철저히 반대하고 내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모든 소유 토지의 등산로를 폐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한 등산로는 토지주가 며칠 전 펜스를 쳐 출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 토지주는 일몰 시기에 맞춰 무인모텔과 커피숍, 전원주택, 타운하우스 단지 등을 건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월명공원 토지주들도 지난달 20일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반대로 민간공원 조성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는 토지주의 권리를 침해하지 마라. 공단은 공원 조성사업을 반대하려면 즉각 매입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시는 내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 대상 38개 공원을 모두 매입하려면 1조8천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 재정상 이를 모두 매입하는 것은 불가능해 일부 공원은 매입하되 거버넌스 기본 합의에 따라 구룡·매봉·영운·원봉·월명·홍골·새적굴·잠두봉공원 등 8곳(256만5천162㎡)을 민간개발특례 방식의 민간공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새적굴과 잠두봉 공원 2곳만 공사에 들어갔을 뿐 나머지 6곳은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일몰제 시행 전까지 행정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특히 지난 12일 도시공원위 5차 회의에서 구룡공원 제안 수용 여부를 위한 도시공원위 자문은 거버넌스에서 전제 없이 백지 상태에서 현안을 논의한 다음에 진행해야 한다는 박완희 시의원의 주장에 따라 안건으로 채택조차 하지 않았다. 구룡공원 자문이 무기한 보류된 것이다. 일몰제 시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시와 시민단체가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매번 시민사회단체가 현실성 없는 대안책 제시없이 청주시 추진사업을 반대하고 있다"며 "민간개발을 놓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다가 시기를 놓친다면 결국 자동해제로 난개발이 불가피하며, 그 피해는 시민들의 몫으로 남게된다. 그렇다고 시민단체가 책임을 지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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