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 숨긴다고 해결되나
과수화상병, 숨긴다고 해결되나
  • 김미정 기자
  • 승인 2019.07.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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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미정 정치행정부 차장

피해를 숨긴다고 해결되나? 식물계 가장 무서운 병인 '과수화상병'을 두고 하고 싶은 말이다.

사과, 배 등의 과수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게 말라 죽는 과수화상병은 올해 전국 피해의 90%가 충북에 집중됐다. 22일 현재까지 전국 164농가 111㏊ 중 충북지역은 139농가 96.2㏊가 피해를 입었다. 축구장 135개에 달하는 면적이다. 올해 보상금만 4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수화상병 담당 기관인 '충북도 농업기술원'은 과수화상병과 관련해 언론의 취재를 차단하고 '비밀'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피해를 숨긴다고 해결되는가? 올해만 넘어가면 된다는 식의 안일한 생각이 내년과 그 이후의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 충북농기원으로부터 과수화상병 상황을 보고받는 충북도가 사태의 심각성을 꿰뚫지 못한채 먼산 불구경하듯 하는 점도 이 때문이다. "농가에서는 정부 보상을 받기 위해 오히려 병에 걸리기를 바란다"는 괴소문이 도지사의 귀에 들어갈 정도다. 이 발언은 수십년간 애지중지 길러온 과수원을 갈아엎고 '3년간 농사 금지령'을 통보받은 농민을 두번 울리는 말이다. 지극히 일부의 얘기를 전체인양 호도하는 것은 위험하다.

김미정 정치행정부 차장
김미정 정치행정부 차장

송용섭 충북농기원장은 공식석상에서마다 "이번 과수화상병이 충북 사과산업의 재도약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충북 사과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 '기회'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한가? 그렇다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농기원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올해 피해의 90%가 충북에 집중된만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 모색이 가장 치열하게 이뤄져야 할 판이지만 충북의 대응은 너무도 '한가'하다. 과수화상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문제는 내년 이후다. 사전 약제방제를 강화하고 농가 대상 철저한 교육과 홍보활동을 서둘러야 한다. 지금부터 해야 한다. 특히 충북은 전정·적화·적과 등 사람에 의한 감염 요인이 높게 나타난만큼 작업자 통제를 위한 DB 구축 및 관리, 전정·적화·적과 메뉴얼 제작도 시급하다. 과수화상병,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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